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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한의약“진정한 1차 진료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것”

최현준 / 참미르한의원 원장

질병과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리고 돌봄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은 통원 치료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맞춤형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주민과 지역 의료의 등대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장에서 활동하며 누구보다 방문 진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참미르한의원 최현준 원장. 진료가 필요한 주민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그가 있다.

의료 돌봄이 필요한 환자의 건강한 내일을 위해

광주에는 숨은 영웅들이 많다. 최현준 원장이 속한 광주 북구한의사회는 통합돌봄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광주 북구에만 30여 명의 회원이 돌봄사업에 참여하며 지역 주민들의 건강한 내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현준 원장은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이 1차 진료의 최전방이라고 말한다. 큰 수술을 진행하고 당장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는 것만이 의료가 아니다. 최현준 원장이 생각하는 1차 진료의 진정한 목적은 질환으로 인한 생활의 불편감과 잘못된 건강생활 습관을 교정해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최적화된 진료 형태이다.

“한의대에서는 한의학 교육 외에도 방사선 진단, 약리학, 생리학 등 의과대학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과목을 배웁니다. 때문에 한의사는 현재 환자가 복용하는 약물에 대한 조언과 질병 상태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한의약 치료와 기본적인 양방 치료도 가능한 전천후 의사인 거죠. 무엇보다도 한의약 치료는 병이 생기기 전에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기에 고령화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케어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의료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의료돌봄에 있어 한의약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김 이사장이 환자의 증상만 살피지 않고 생활 전반을 살피는 이유다.

내원 진료와 다름없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문 진료

광주 참미르한의원 최현준 원장의 하루는 24시간도 모자란다. 내원 진료가 없는 점심시간과 퇴근 후에도 방문 진료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환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서둘러 한의원을 나선다.

“방문 진료 대상자는 대부분 70~80대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에요. 병원, 한의원이 대부분 집과 가까이 있지만, 이런 분들은 병원을 내원해 진료를 받기란 어렵죠. 또 광주통합돌봄 사업의 경우 연 12회로 제한되어 있기에 방문 진료 시 환자의 건강 상태에 맞춰 최대한 내원 진료와 비슷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족함 없는 진료를 위해 최현준 원장은 침, 부항, 체온계, 혈당계 등 다양한 의료 장비들을 왕진 가방에 넣고 다닌다. 최 원장과 간호사는 두 손에 짐을 한가득 들고 환자의 집을 찾았다.

“아버님 오늘은 어떠세요? 지난번에 진료받고 좀 괜찮아지신 것 같아요?”

최현준 원장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의 곁에 앉아 조심스레 다리를 살펴본다. 환자는 상세 불명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방문 진료를 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암 수술을 수차례 받은 적이 있어 건강 상태 확인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장기요양서비스를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2년에 한 번씩 장기요양 의사소견서가 필요합니다. 네 달 전 요양보험센터에서 저에게 아버님의 장기요양 의사소견서 발급 요청이 와서 아버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버님의 경우 누구보다 통합 돌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보호자께 건강돌봄사업 신청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현재까지 다리의 신경 신호를 깨우고 부종을 개선하는 치료를 계속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진료는 저주파 마사지로 시작된다. 저주파 마사지로 다리 근육을 이완시킨 다음 다리의 부종 개선을 위해 부항을 놓는다. 이후 발목과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근육군에 전침을 시술해 다리 근육을 자극하고 둔해진 신경 신호를 깨운다.

“3년간 재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방문 진료 전과 후가 많이 달라진 거 같아요. 방문 진료로 이전보다 다리에 힘이 더 생긴 느낌이에요. 덕분에 재활 운동도 수월해졌죠.”

환자는 최 원장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처럼 방문 진료 후 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되거나 통증이 경감될 때 최현준 원장은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더 많은 환자에게 돌봄의 혜택이 돌아가길

고령화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해외 국가에서는 커뮤니티케어 조성, 돌봄 노동자 적극 유치 등 의료 돌봄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대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최현준 원장은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을 시행하기 전부터 방문간호 지시서를 통해 의료의 참된 가치를 실현해 왔다. 방문간호 지시서는 한의사가 동행하지 못할 경우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등에게 방문간호를 받을 수 있도록 직접 환자의 건강 상태를 작성해 두는 진료차트다.

최현준 원장은 직접 환자의 집을 방문해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약 처방전을 확인하며 건강 관리에 대한 간단한 지도도 병행했다. 방문간호 지시서로 여러 환자를 만나보니 방문 진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마침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이 시행되어 방문 진료에 뛰어들었다.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으로 지역의 의료 환경이 많이 좋아졌어요. 하지만 아직 개선되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사업의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환자 한 분당 진료받을 수 있는 횟수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치료 반응이 나타나기 전에 진료를 중단하시는 환자분들이 있어요. 그럴 때면 진료의 어려움과 안타까움을 느끼죠.”

최현준 원장은 “방문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진료와 관심”이라고 말한다.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의 대상자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대다수다. 그중 과거 뇌경색 후유증으로 몸의 한쪽이 불편하고 무릎과 허리 통증을 겪었던 80대 어르신은 방문 진료를 통해 침과 뜸, 부항 치료 등을 십여 차례 받은 후 간단한 집안일은 물론 가족과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한다. 만성질환도 체계적인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가능한 것이다. 집중 치료로 뚜렷이 나아지는 환자들을 여럿 경험한 최현준 원장은 사업 환경이 개선돼 혜택을 받는 환자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최현준 원장은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지역과 주민들이 없도록 요양센터, 간호센터 등과 서로 협력하여 환자가 중심이 되는, 맞춤형 방문 진료를 실천하며 더불어 사는 지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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