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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설(說)레어템 한의약으로 이세계 정복
등장인물 소개
한의사 유이태일생을 걸고 한의사가 되겠다는 목표로 정진하여 결국 젊은 나이에 유명한 한의사가 된 유이태. 운 좋게 재벌그룹의 사위 자리까지 꿰차게 되었지만, 어느 날 장인의 심부름으로 병원을 나서던 중 터무니없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이후, 저승사자를 만나 그의 죽음이 급사, 객사, 요절, 미련과 억울함이란 조건을 충족하였다며, 이승도 저승도 아닌 ‘이세계’라는 곳에 머물게 된다.
로디 다니엘 주니어성기사단 ‘아이언맨(Ironman)’ 군단의 대장. 적의 우두머리를 물리친 유이태에게 호감을 표하며 유이태에게 ‘이세계’에서 의술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부관 페퍼성기사단 ‘아이언맨(Ironman)’ 군단의 부관. 흑인 여성. 부상을 입어 전쟁에 참여하지 못한 채 막사에 몸을 눕히고 있다.
Ep 2. 차라리 그냥 아이언맨이라고 하시지 그래?
유이태는 온몸을 바닥에 구르며 비명을 멈추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저승사자와 대화를 나눴을 때는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눈앞에서 병장기가 충돌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쟁터는 그 자체로 어마어마한 공포였다. 무엇보다 눈뜨자마자 기괴한 괴물들에 둘러싸여 있어 죽음이 당장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다리에 전혀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이대로 또 죽어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
데굴데굴 바닥을 뒹구는 동안 아내의 따스한 미소와 차가운 연구실 바닥이 동시에 떠올랐다. 어쩌면 하늘과 땅을 볼 때마다 교차된 이미지일지도 모른다. 상반된 두 이미지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조금도 닿을 것 같지 않은 두 이미지와 죽음에 대한 공포, 살고 싶은 욕망이 뒤섞였다. 그 어지러운 한복판 속에서 유이태는 갑작스레 태충혈(太冲穴)을 떠올렸던 것이다.
‘이대로 허벅지에 깊은 상처를 낼 수 없어!’
본디 뼈와 뼈 사이, 뼈와 근육 사이에 있는 혈은 우리 몸의 치유점이 된다. 혈마다 지그시 눌러주면 각각 몸의 순환을 돕고 장기의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효과도 보여준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다 보니 반대로 인체의 약점이 되기도 한다. 쉽게 말해, 급소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예민한 치유점들에 일정 이상의 압박을 가하게 되면, 몸의 신경이 마비될 수도 있다. 그 자체로도 강력한 공격이 되는 것이다. 유이태가 노린 태충혈은 적당히 눌러줬다면 분명 간 기능에 도움을 주고 경련과 진통을 완화해줬을 테다. 그렇지만, 유이태는 단검을 뽑아 들고 죽기 살기로 무게를 실어 내려찍었다. 뚜두둑. 엉킨 실타래를 힘으로 뜯어내는 듯한 기분 나쁜 소리. 그렇게 괴물의 급소를 관통시켜 혈을 파괴해 버렸다.
꾸우웨웨에에웩!
괴성이 주변을 가득 메웠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괴물 몇몇이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칠 정도였다. 바로 그때, 유이태를 구했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크게 울렸다.
지금이다! 때를 놓치지 마라! 3열 장창병 돌격!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흙먼지가 불어오는가 싶더니 길쭉한 창을 든 병사들이 뒤에서 나타나 괴물들을 찔러대기 시작했다. 그것도 꽤 조직적이어서 삼삼오오(三三五五)로 한 조씩 짝을 이루어 상대적으로 덩치 큰 괴물들을 하나씩, 하나씩,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궁수대! 적들의 뒤를 노려라!
유이태의 앞으로 장창병들이 밀고 나가는가 싶더니 곧이어 화살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괴물들은 그 자리에 발이 묶여 물러서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했다. 유이태는 넋을 놓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가 싶더니 그대로 제자리에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긴장감이 풀려 서 있지 못했다.
병사, 아까의 그 기세는 어디로 갔나? 네 놈 덕분에 승기를 잡았다. 일어나! 부디 마지막까지 살아남아라. 살아남아서 내 술잔을 받아라.
주저앉은 유이태의 눈앞으로 하얀 말의 네 발과 안장 아래로 내려온 철갑의 다리가 지나쳤다. 분명 자신을 구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전장의 지휘관이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넋을 놓던 유이태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대답이 튀어나왔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전투는 해가 질 때쯤이 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다. 한쪽에서는 피비린내가 올라왔고, 다른 한쪽에서는 급히 내건 솥단지에서 밥을 짓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유이태가 갑자기 내던져진 곳은 문자 그대로 전쟁터였다. 전투는 이겼을지 몰라도 전황이 승리 중인지, 이 전쟁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런 건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유이태는 그저 현장 지휘관 명령대로 눈앞의 괴물들의 사체를 옮겨 방벽을 쌓기에 바빴다. 누가 더 계급이 높은지, 자신의 막사는 어디인지, 아니, 군번은커녕 이곳에서 불리던 자신의 이름조차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렇다고 유이태는 무지로 인해 갑갑증을 느끼고 있지는 않았다. 그것보다 그를 더 괴롭게 만드는 것은 부상병들의 몰골이었다. 부상병들은 그의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응급처치를 받고 있었다. 저 상태로는 부상병들 대다수가 상처 부위가 곪아 팔이나 다리를 절단해야 할 것이다. 적절한 진통제가 없는지 치료가 이루어지는 막사에서는 비명이 난무하고 있었다. 유이태는 부상병들의 고통을 계속 모른 척할 자신이 없었다. 나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지만,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자신의 말을 지금 당장 곧이곧대로 믿어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유이태는 자신의 몸뚱이를 내려다봤다. 일반 병사의 가죽옷을 덧대어 입고 있었지만, 속에는 분명 전생에서 죽기 직전에 입고 있었던 셔츠와 바지가 그대로 있었다. 갑갑한 군복만 벗을 수 있다면, 그리고 진료 막사에만 들어갈 수 있다면, 부상병들을 고통으로부터 구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네는 나를 따라오도록.
마지막으로 남은 괴물의 사체를 들어 옮기자마자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상급자가 유이태를 데려갔다. 이번에도 유이태는 머리를 조아리고 그저 뒤따를 뿐이었다. 처절한 몰골의 부상병들이 눈에 밟혔지만, 그의 본능이 마지막까지 신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었다. 아직은 나서기보다는 주변을 살필 때라고.
하명하신 대로 그 병사를 데리고 왔습니다.
유이태가 도착한 곳은 병영(兵營)에서 가장 크고 좋은 지휘관의 막사였다. 분명 유이태를 구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전체 부대의 지휘관임에 틀림이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유이태의 내리깐 눈앞으로 지휘관의 발끝이 보였다. 분명 말에 올라타 있던 철갑의 다리와 일치했다.
오늘의 영웅은 고개를 들라.
다음 순간 유이태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위기를 맞이하고 말았다. 뜬금없이 웃음이 터져 나오려고 했던 것이다. 눈앞에 너무나 익숙한 얼굴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기에. 덕분에 유이태는 모든 긴장이 풀리고 말았다.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이 꿈에 불과하리라 확신을 가질 정도였다. 유이태의 눈앞에는 너무나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가 전성기 시절의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유이태는 가까스로 웃음을 참아냈지만, 입꼬리가 실룩실룩 올라가는 것까지는 차마 다 감추질 못했다.
하하, 살아남아서 기쁜가? 웃음을 감추질 못하는군. 오늘의 전투는 네 공이 아주 컸다. 약속대로 나, 성기사(聖騎士) 군단 대장, 로디 다니엘 주니어가 친히 네게 술을 내리겠다.
‘로디 다니엘 주니어? 설마? 줄여서 로다주?’
로다주라는 이름이 떠오르자 유이태는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제자리에 주저앉아 박장대소를 멈추질 못했다.
‘갑옷까지 차려입고 있으니 차라리 그냥 아이언맨이라고 하지 그랬어! 그랬으면 덜 웃겼을 텐데!’
그렇게 기쁜가? 뭐, 오늘 같은 날에는 실성해도 좋다. 그런 무례쯤은 다 용서하지. 덕분에 전황이 달라졌을 정도니까.
가, 감사합니다! 푸하하하핫!
유이태는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모든 순간이 꿈에 불과하리라. 몇 시간 전에 만났던 저승사자도 꿈이고, 헐크처럼 덩치 큰 초록색 괴물과 맞서 싸운 것도 꿈이리라. 그렇지 않고서는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가 눈앞에 나타날 이유가 없었다. 유이태는 꿈에서 깨어나면 복권을 사야겠다고 생각하며 로다주가 건넨 술잔을 들이켰다.
술에서는 옅은 포도주 향이 났지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맛은 뜨겁고 불쾌했다. 정체 모를 찌꺼기가 불순물처럼 남아있었던 탓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제조과정 자체가 의심되는 맛이었다. 흙냄새라니? 이런 게 중세의 맛인가? 유이태는 순간 혼란스러워졌다.
단순히 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무의식으로 구현된 것 치고는 지나치게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었다. 낮에 보았던 전투도 그랬다. 화살이 비처럼 쏟아져 땅에 박히던 순간은 그가 봤던 영화의 한 장면을 다시 떠올렸던 것이었을까? 순간 기억을 되짚어보려 했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봤던 영화는 이미 십여 년 전의 일이었고, 그마저도 장르가 슈퍼히어로 액션물이었다. 화살은 나올 일도 없었던 영화다. 찜찜한 점이 하나 있다면, 역시 그건 눈앞의 존재, 로다주였다. 그때 본 영화의 주인공과 너무나 닮은, 게다가 이름의 앞 글자들마저 같은 그의 존재가 눈뜨고 마주하고 있는 모든 일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었다.
내일도 그런 기세로 적들에게 달려들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아주 좋아! 그럼, 자네가 최전방에 서주게. 그게 아니라면… 자네의 용맹으로 봤을 땐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말이야. 혹시… 기왕 어렵게 되살린 목숨을 오래도록 붙들고 있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면, 최후방에 있어도 좋다네. 오늘의 승리는 전적으로 자네의 덕이니까. 어찌했는지는 몰라도 자네의 일격으로 녀석들의 우두머리가 쓰러졌으니까 말이야.
유이태는 자신이 쓰러뜨린 거구가 무리의 우두머리였다는 말에 놀랐다. 터무니없이 덩치가 크고 힘이 세다고만 생각했지, 우두머리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터였다.
그건… 제가 놈의 급소를 노렸기 때문입니다.
급소? 자네가 오크들의 약점이라도 알고 있다는 말인가?
유이태는 지금까지 자신이 봤던 몇 안 되는 영화들을 떠올렸다. 눈앞의 로디 다니엘 주니어는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의 얼굴과 닮아 있었지만, 특유의 장난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표정과 딱딱한 말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째서일까? 유이태는 진료 막사에서 피어오른 비명을 떠올렸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던 응급처치 상황이 떠올랐다. 그의 의식이 차원을 넘어왔다지만, 그는 여전히 의사였다.
운이 좋았습니다. 오크라는 그 괴물들도 인간과 기본적인 신체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덕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한의사입니다. 사람들의 병을 고치고 건강을 다스리는 일을 해왔습니다. 제가 있을 전장을 제가 고를 수 있다면… 저는 후방에서 부상병들을 치료하고 싶습니다.
뭐? 한의사? 그건 무슨 의미의 단어인가? 자네가 인간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성직자 고위 힐러나 대마법사라도 된다는 말인가? 으하하하핫! 자네, 오늘이 힘들긴 힘들었나 보군. 대마법사라니! 적당히 미치지 않고서야 함부로 뱉을 말은 아니지.
대마법사 같은 대단한 게 아닙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병을 다스리는 게 저의 일이었습니다. 그저 먹고 살기 위해 걸친 직업이었다는 말이죠. 대장님께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곳 출신이 아닙니다. 먼 나라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부상병들을 위한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더군요.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최대한 더 많은 이들을 살려보겠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덜어보겠습니다.
먼 나라? 그럼, 대체 어디서 왔다는 말인가? 어디 바다 건너 서방의 나라, 이슬로프에서라도 왔다는 말인가? 내가 알기로는 이슬로프에서도 병을 치료하는 건 마법사들과 성직자 힐러들의 몫이네. 어디서 거짓부렁인가!
아닙니다. 저는 반대편 바다 건너 동방에서 왔습니다. 이름도 못 들어보셨을 나라, 대한민국에서 왔습니다. 아마 대한민국 사람 중 이 나라에 두 발을 디딘 사람은 제가 처음일 것입니다.
말을 마친 유이태는 겉에 두른 군복을 벗어 보였다. 몇 군데 피가 튀어있었지만, 여전히 반듯하게 다려진 셔츠와 정장 바지였다. 로다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처음 보는 옷차림이군! 그게 자네 나라의 의복인가?
로다주는 한참이나 유이태의 셔츠를 만지고, 그의 눈을 벌려 눈동자를 살피는 등 세심하게 관찰했다. 신중하면서도 빠짐없이,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 채로.
특이하긴 특이하군. 그럼, 자네는 정말 사람들의 부상과 병을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인가?
맡겨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 말로는 부족하네.
…그럼, 지금 침상에 누운 병사들 중 절반을 다시 전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흘의 시간만 주십시오. 제가 실패하면, 그때는 군법대로 하셔도 됩니다.
그런 것까지 바란 건 아니지만, 자네가 호언장담을 하니 지켜보도록 하겠네. 단, 다른 부상병들을 돌보기 전에 먼저 내 부관의 상태부터 보도록 하게.
말을 마친 로다주는 앞장서서 부관의 막사로 향했다. 유이태는 로다주의 뒷모습을 보며 묘한 흥분을 느꼈다. 헐크처럼 무시무시한 괴력의 덩치 큰 괴물, 할리우드 배우를 닮은 로디 다니엘 주니어, 그런 로다주의 부관이라면, 혹시 금발의 미녀가 아닐까? 유이태는 생전 마지막으로 봤던 영화에서 주인공의 비서로 출연했던 할리우드 여배우를 떠올렸다.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또 입꼬리가 가만히 있질 못하고 히죽히죽 올라갔다.
유이태는 행여나 환자 앞에서 웃음을 터트리면 정말 큰 실례를 범하는 것이란 생각에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어쨌든 막사에 이르기 전에 단단히 호흡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유이태는 괜히 로다주에게 하지 않아도 될 질문을 던졌다.
혹시 부관은 금발의 미녀이십니까?
하하하, 일개 병사인 자네가 어디서 그런 소문을 들었는가?
하… 정말이십니까?
기사단의 부관이 여성인 경우가 드물다 보니 병사들 사이에서도 이런저런 소문이 돌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금발의 미녀라니! 하하하하, 그건 정말 재미있군. 물론, 금발의 미녀가 내 취향이긴 하지만 여긴 전쟁터야. 뭐, 우람한 체격의 흑인이긴 해도 확실히 나의 부관이 미녀이긴 해. 그래, 미녀라면 미녀지.
유이태는 우람한 체격의 흑인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으로 안심이 되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일은 현실이다. 사소한 부분까지 아주 그럴싸해서 분간조차 힘든 꿈같은 게 결코 아니다. 유이태는 그렇게 생각하며 부관의 막사 앞에 이르렀다.
그리고 다음 순간 막사의 휘장을 걷어내며 성큼 발을 내딛는 로디 다니엘 주니어. 유이태는 거기서 다시 한번 자지러지고 말았다.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진지하게 말을 내뱉은 로다주 덕분이었다.
눈을 뜨게, 아이언맨(Ironman) 기사단의 페퍼! 내가 멀리 동방에서 마법사를 모셔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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