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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의 발견아스피린의 원료, 버드나무 껍질의 숨겨진 효능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억제한다

세계 최초의 합성 의약품인 아스피린은 전 세계에서 하루에 1억 알 이상 소비된다. 아스피린의 핵심 성분은 버드나무 껍질에 있으며 최근 현대 과학 기술을 통해 버드나무 껍질의 다양한 효능이 밝혀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대부터 사용된 천연 진통제, 버드나무 껍질

버드나무는 주로 목재로 활용되지만 잎, 껍질, 가지 등은 약재로 쓰인다. 특히, 고대부터 진통 효과로 주목받아 오며 의약품으로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원전 1,500년경에 기록된 고대 이집트 의학서 <에버스 파피루스(Ebers Papyrus)>에는 버드나무 껍질을 달인 물로 통증과 열을 치료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서양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 역시 해열‧진통제로 버드나무 껍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드나무 껍질이 해열과 진통에 효과가 있는 이유는 바로 ‘살리신(Salici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살리신은 버드나무가 해충을 막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로, 해열과 통증 완화뿐만 아니라 항염 및 항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살리신의 진통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살리실산(Salicylic acid)으로 개량되었으며, 이 성분의 효능은 1897년 아스피린의 개발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당시 독일 제약사 바이엘에서 근무하던 화학자 펠리스 호프만은 관절염으로 고통받던 아버지를 위해 신경통 완화와 부작용 감소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던 중,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살리실산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아스피린을 개발하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버드나무 껍질은 오랫동안 약재로 활용되어 왔다. <동의보감>에는 "치통이 있을 때 버드나무 껍질을 달인 물로 양치한 뒤 뱉어낸다."라는 기록이 있어, 버드나무 껍질이 전통적인 진통제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와 항노화에도 효과

최근 버드나무 껍질의 약효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2023년 핀란드 이위베스퀼레대학(University of Jyväskylä) 바르푸 마르요메키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미생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Microbiolog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으며, 장염을 유발하는 장 바이러스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은 외피성 바이러스1)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증식하는 것을 억제했으며, 비외피성 바이러스인 장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것도 확인되었다.

버드나무는 300여 종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흰버드나무의 껍질이 뛰어난 항노화 효과를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캐나다 콘코디아 대학교(Concordia University)와 바이오테크 기업인 이던 테크놀로지(Idunn Technologies)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온코타겟(Oncotarget)’에 노화 지연 및 노화 관련 만성질환 예방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섯 가지 식물 추출물 중 흰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살릭스 알바(Salix alba, 살리신의 성분 중 하나)’가 가장 탁월한 항노화 효과를 보였다.

버드나무 가지 역시 다양한 약효를 지니고 있다. (주)지에프씨생명과학 바이오소재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버드나무 가지 추출물이 간암 세포로 인한 산화 손상을 억제하고, 세포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간 손상 지표인 ALT(Alanine Aminotransferase,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및 AST(Aspartate Aminotransferase,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2) 수치가 감소했으며, 산화 손상의 주요 지표 물질인 말론디알데하이드(MDA) 역시 줄어들었다. 반면, 체내에서 항산화 작용을 담당하는 글루타티온(GSH) 함량은 증가했다.

또한, 버드나무 가지가 항산화 및 항염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에 발표된 바 있다.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는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이다. 이를 기준으로 버드나무 가지의 추출 용매를 달리하여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을 측정한 결과, 메탄올 추출물이 증류수 추출물보다 높은 함량을 보였으며, SOD 유사 활성은 증류수 추출물이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산화질소(NO) 생성,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6 측정) 함량은 버드나무 가지 추출물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현저히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버드나무 가지 추출물이 대식세포(macropage)에 의해 생성되는 염증 반응의 매개 물질인 산화질소(NO),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 등의 생성을 억제하여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버드나무 껍질,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예로부터 선조들은 버드나무 껍질을 차로 즐겨 활용했다. 말린 버드나무 껍질 30g을 1L의 물에 넣고 약한 불에서 끓인다.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약재의 성분이 충분히 우러나도록 잠시 기다린 후 거름망을 사용해 찻잔에 따르면 버드나무 껍질 차가 완성된다. 버드나무 껍질 차는 하루에 3~5컵 정도가 적당하며, 임산부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1)바이러스가 외피(envelope, 세포막과 세포벽)를 가지고 있는 것을 뜻한다.

2)ALT(Alanine Aminotransferase,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와 AST(Aspartate Aminotransferase,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는 간 세포 내에 존재하는 효소로 간 손상 시 혈중으로 유출되어 혈중 수치가 증가한다.

참고문헌

-이주영 기자, 연합뉴스, [사이테크+]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이 코로나·장 바이러스 억제, 2023
https://www.yna.co.kr/view/AKR20231108075700017?input=1195m
-김병희 객원기자, 현대판 ’불로초’ 흰버드나무껍질, 사이언스타임즈, 2016
https://www.sciencetimes.co.kr/nscvrg/view/menu/250?searchCategory=222&nscvrgSn=155102
-김소영 외 2명, 버드나무 가지 추출물의 tert-Butyl Hydroperoxide로 유도된 인간 간암 세포독성에 대한 간 보호 효과,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제49권 제12호, 2020.12
-김미혜, 버드나무(Salix Koreensis Andersson) 가지 추출물의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제33권 2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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