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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연구책임자 조기호 교수님 인터뷰 - 한의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혜안을 얻다.
등록일
2020.12.20 18:54
작성자
선민지
조회수
1,173

 <파킨슨병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연구책임자 조기호 교수님 인터뷰 - 한의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혜안을 얻다.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종식되리라 기대했던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조기호 교수님을 직접 만나뵙고 인터뷰를 진행하고싶었으나, 모두가 조심하는 시기에 누가될까 싶어 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교수님께서 정성스럽게 답변을 보내주셔서, 파킨슨 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과 평소 궁금하였던 한의학 발전 방향에 대한 교수님의 고견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라도 직접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든 조기호 교수님의 인터뷰, 지금 시작합니다!

 

<파킨슨병 한의진료>, 물고기숲, 2018. 출처 : 교보문고

 

파킨슨병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연구책임자이신 조기호 교수님께서는 2018년에 '파킨슨병 한의진료'라는 책을 출간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조기호 교수님 주요약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부속한방병원 전문수련의 과정(내과)수료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대학원 한의학과(내과학전공) 한의학석사, 박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1987~)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심계내과학교실(순환, 신경내과) 교수

동서의학연구소 소장

파킨슨병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연구 책임자

한국학술진흥재단 교수해외파견 일본 富山 의과약과대학 화한진료부 객원연구원

대한한의학회지 편집위원장

대한한의학회 국제교류이사

대한한의학회 부회장

 

 

저서

· 동의심계내과학(,), 서원당, 1995

· 서양의학자의 한방진료학(번역), 집문당, 1998

· 동서의학 진료 가이드북, 고려의학, 2001

· 한방진료의 Lesson(번역), 고려의학, 2001

· 한방처방의 EBM, 고려의학, 2004

· 과학적인 침구임상(번역), 군자, 2005

· 입문한방의학, 고려의학(번역), 2005

· 한방처방집(실용), 신흥메드사이언스, 2010

· 피부질환의 한방치료(사진과 증례로 배우는), 군자, 2011

· 뇌신경질환의 한방치료, 군자, 2011

· 질환별 한방치료의 실제, 군자, 2011

· 냉증의 한의치료(환자중심의 NBM으로 전하는), 군자, 2013

· 뇌중풍 치료와 재발 억제 전략, 부광, 2015

· 파킨슨병 한의진료(진단의 핵심과 표준약물의 이해, 한의진료의 최신지견), 물고기숲, 2018

· 경계 너머의 한방처방(경험이 과학을 만나다), 물고기숲, 2020

외 다수

 

 

 

<인터뷰 목차>

1. 파킨슨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2. 한의학의 표준화 및 발전 방향

3. 교수님이 걸어오신 길

 

 

 

1. 파킨슨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Q. 파킨슨병에 대하여 유럽을 중심으로 한 여러 국가에서는 자체적으로 임상진료지침을 갖추고, 진료와 정책결정에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2017년에 파킨슨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출간되었는데요, 파킨슨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A. 임상진료지침은 가이드라인을 번역한 말입니다. 정확하게는 조사하지 않았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약 5,000여 종의 가이드라인이 출간되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질병 치료에서 기본 지침으로, 질병의 대분류에서 중분류, 소분류 등으로 나누어 엄청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가이드라인 작성은 원래 학회 자체에서 행해져야 하는 것으로, 회원들의 진료를 가리키는 네비게이션역할을 하는 것입니네비게이션을 켜지 않고 운전하는 모습을 상상하지 못한다면가이드라인 작성의 의의나 당위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운전대를 잡으면 시동을 바로 걸지 않고, ‘네비게이션부터 맞춰 놓습니다. 네비게이션이 하는 걸 보면 요금은 덜더라도 빨리 가게 하거나, 아니면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돈이 안 드는 길로 가게 하거나, 아니면 돌아가더라도 신호등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가게 하는 등 몇 가지의 선택지를 알려주죠. 기존에 익히 알던 것과 전혀 다른 길을 안내하기도 하지만, 운전자는 믿고 그대로 갑니다. 시간대에 최적의 길을 추천해주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은 오로지 데이터의 집적에 따른 결과에 의존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데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한의사가 하는 진료 행위도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는 이유는 국가적 건강보험 관리 측면에서 운용하고자 함이며, 의료진을 위한 장치보다는 의료진의 과잉진료를 위한 견제 기구로 활용됩니다. ‘증거에 기반한 의료행위(Evidence-Based Medicine)’의 개념은 국가 정책을 수립하는데도 원용되고 있는데요, ‘증거에 기반한 정책 결정(Evidence Based Policy Making: EBPM)’이라는 용어로서 의도치 않은 정책 실패를 예방하고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보호하기 위하여 미국, 영국을 비롯한 대다수 선진국이 채택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은 그 효능과 부작용이 객관적으로 검증되기 전까지는 실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의약품과 의술은 그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개인의 일상생활은 물론, 조직에서, 국가 차원에서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는 의미에서 오늘날 이 가치를 한의치료에서는 어떻게 적용하여야 하는지 새삼 주목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한의표준진료지침 사업은 학회에서 진행하지 않아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시작을 해서 국가 펀딩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동안 학회에서 여러 차례 가이드라인 작성을 시도하였으나, 자료의 빈약과 열악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참에 국가 펀드가 이루어짐에 따라 관민 합동으로 시행되는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Q. 2017년 파킨슨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 당시 지침 제작시 발견한 한계점을 언급하신바 있는데요, 이번에 새로 연구 진행중인 파킨슨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기존의 진료지침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 보완한 점은 무엇인가요?

A. 하루에도 수십 종의 데이터가 올라옵니다. 업데이트를 매년은 못하더라도 5년에 한번 정도는 이루어져야 합니다. 초판에서 개정된 점은 아직 한의 치료의 자료가 부족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레벨을 상승시킨 조항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향후 데이터 집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이번 파킨슨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연구중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한의 치료에서의 양호한 데이터의 절대적 부족입니다. 아직도 개별 진료로 마무리하는 것이 한의 임상의 현실입니다. 중국, 일본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자료를 모으기가 어렵습니다.

 

Q. 앞으로 한의학에서 파킨슨병을 연구할 때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좋을까요?

A. 가이드라인 작성은 우리 식으로 하는 작업이 아니며, 우리 식으로 해서도 안 됩니다. 설사 우리 식으로 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쳐다볼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이런 작업에는 개념의 공유가 가능해야 하고, ‘분류체계가 바로 세워져야 한다는 두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이를 벗어나면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하여도 헛바퀴만 돌 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파킨슨병을 떠나서 가이드라인 작성시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오늘날에는 본인의 경험 지식에 더하여 자료의 피드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당대 사조가 그렇게 만들고 있어요. 표준의학의 서양의학이든, 보완 · 대체의학이든, 전통의학이든, 당대 사조를 떠날 수 없습니다. 간혹 획기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거나 각광받는 치료법 중 하나가 되어도 앞서 말한 전제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유사(pseudo)라는 접두사가 붙고, ‘뉴노멀로 승격되지 않습니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데이터에 기반해서 최적의 경로를 알려주는 네비게이션 같은 존재'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의학계에서는 임상진료지침을 학회별로 제작하는데, 한의학계는 국가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에 대한 의문도 풀 수 있었습니다. 다만, 어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연구든 자료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의학 임상 연구가 진행되길 바랄 뿐입니다. 

 

 

2. 한의학의 표준화 및 발전 방향

Q. 한의 진료의 표준화에 있어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A. 네비게이션이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면 운전자가 그중 하나의 길을 선택하듯, 진료현장에서 개인의 경험과 가이드 라인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활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Q. 교수님께서 ‘KCD를 위한 한방 내과 가이드추천사에서 전통의학은 국가적, 민족적인 정체성을 타고났으나 이를 극복하고, 개별성과 비밀성이 아닌 보편성과 공개성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한의학이 변혁하는 과정에서 특히 주의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한의사는 서양의학과 판이하게 다른 치료를 하면서 내가 듣고 싶은 정보만 듣는확증편향에 빠짐으로써 본인 치료에만 집중하게 되는 모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면이 있습니다. 확증 편향에 빠지면 자신의 믿음에 따라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나머지 사실을 왜곡하게 됩니다. 물론 한의사뿐 아니라 모든 의료인은 이러한 경향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좀 더 높은 수준의 공론화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것이 근거중심의료(Evidence Based Medicine)가 등장하게 되는 배경입니다. 확증편향의 진짜 문제는 자기 신념과 일치하지 않으면 아무리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라도 거부하고 배제하려는 태도가 생겨나는 것이에요.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아킬레스건, 철학과 의학의 혼재에 대해 객관성을 잃지 않는 판단을 하여야 하며, 오로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진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확증 편향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도록 노력하여야 하며,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끊임없이 합리적인 선택을 해나가도록 노력해야 해요. 증례보고와 Cherry picking은 엄연히 다릅니다. 본인의 기억에 남는 치험이나 특효도 출판된 공론화를 통하면 자료의 가치를 가지죠. 그러나 소수 집단에서의 담화로 끝나면 확증편향의 한 부류로 끝나는 운명일 뿐입니다.

 

Q. 교수님께서는 현 시대 환자들의 니즈에 부흥하여 불안제거치료로 발전하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불안제거의료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지금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 COVID-19 사태가 이것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요? 여기에 불안제거에 한의치료의 핵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듣기로는 2020년 일본 한방제제 처방이 20% 상승하여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하는데요, 우리는 개별이 전체를 죽이는 모순된 한의치료 사회라고 진단하겠습니다.

 

Q. 교수님이 꿈꾸시는 한의학의 이상적인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A. 한의학은 과학(science)의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철칙을 가져야 합니. 한의학은 당대 과학이나 철학과 더불어 나아가야만 대중성과 보편성을 띠게 되고 공공의료로서 발전할 수 있어요. 오늘날 의학은 생물·물리·화학·수학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의 잣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전통의학으로서 한의학도 이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죠. 경험만이 강조되면 개별성이 두드러지기 쉬우며, 보편타당성이라는 공공의료의 진입이 어렵게 됩니다. 전통의학에서의 경험을 과학이라는 이름과 결합, 융합시키는 작업은 시대적 사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임상의학에서는 절대적으로 경험이 필요하지만. 과학의 잣대와 균형을 가질 때만 그 유효성은 반복되며, 그 가치가 후대에 계승될 것입니다. 한의학이 그 사명을 진실하고도 온전하게 수행하려면 대중이 그 성취를 표면적 내용뿐 아니라 깊은 의미까지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화두는 경험이 과학을 만나다입니다. ‘경험의 전승과학적이라는 정의의 간극을 어떻게 메꿀 것인가? 과학은 언제나 수정되는 과정에 놓여있다는 역사적 교훈에서 경험과 과학의 접목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보완되고 대체되고 또는 폐기될 것입니다.

 

 확증 편향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을 때에는 저 역시 제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무시한 적이 있었나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국 교수님이 강조하시는 것은 '正道'인것 같습니다. 쉽고 빠르게 공부를 하려다 보면 놓치는 것이 생기고, 균형있는 지식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의학도는 어렵고 힘들더라도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전통의학의 경험을 과학과 결합시켜야한다는 말씀은 그간 고민했었던 '앞으로 한의학은 어떻게 될까?'에 대한 답이 되었습니다. 

현대 과학이라는 엄청난 도구를 한의학에 적절히 결합하고 활용하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3. 교수님이 걸어오신 길

Q. 그동안 정말 많은 저서를 출간하셨고 연구도 많이 진행하셨는데요,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한의학에 입문하고 나서 늘 외연을 확장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통의학이 가지기 쉬운 응축, 응결성, 내포성에 가능하면 공통분모를 찾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었죠. 먼저 1990년 초에 중국과의 수교가 이루기 전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중의학의 현실을 보러 나섰어요. 그때 느낀 점은 의료는 경제 레벨에 비례하여 움직인다는 것이었습니. 선택지는 없었죠. 고대 중국 의학을 분모로 하는 동아시아 전통의학 국가 중 남은 일본으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1996831일 한국학술진흥재단 교수 해외파견제도의 혜택으로 토야마의약대학 의학부 화한진료학 교실(:토야마대학 의학부)에 발을 디디면서 한일전통의학의 트랜스 내셔널리즘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일본 유학도 다녀오시고, 일본 캄포의학 관련 책도 많이 번역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의학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일본 캄포 의학을 어떻게 활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2000년에 의학계에 거세게 불었던 EBM 입니다. 일본동양의학회의 EBM 첫 보고서를 접하고는 논문 원본이 들어있는 CD를 통째로 빌려와 72편을 그대로 한국에 번역 출간하였습니다(고려의학출판사). 이 공로로 2005년 일본동양의학회로부터 감사장을 받는 한편, 한의학계에서는 동의보감에 다 근거가 있는데, 왜 새삼스레 근거 의학으로 떠드느냐는 비판도 제기되었었죠. 이런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EBM에 이어 새롭게 환자 중심의 NBM (Narrative-Based Medicine)이라는 타이틀의 냉증 치료도 내었습니다.(군자출판사). 지금은 EBP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근거중심의 한방처방>, 군자출판사, 2011. 출처 : 교보문고         <환자중심의 NBM으로 전하는냉증의 한의치료>, 군자출판사, 2013. 출처 : 교보문고

  

 또한 한일 양국에서 공동작업으로 전통의학의 EBM 프로젝트가 일본 측 펀드로 기획되었을 때 한국 측 위원회의 책임자로 나선 적이 있어요. EBM위원회의 성과물은 군자출판사의 후의로 두 권으로 묶어 출판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작업을 통하여 현란한 修辭虛張聲勢는 쓸모없다는 준엄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일본 침구 대학의 개설 교실을 보면 생리학, 기초이론, 신경생리, 비뇨기 분야에서 오로지 침이나 뜸이라는 intervention으로 평생 연구하고 진료하는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감동하기도 합니다. 이들 연구의 결정판인 침구임상의 과학(공동 졸역)을 한국에 번역 출간하기도 하였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경계 너머의 경계는 한의학과 서양의학, 한국과 일본 모두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데이터베이스의 global 사회에서 contents 대신에 licenseNationality에 집착한다면 그 사회는 축소지향의 local로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일본 의사들의 한방의학에 대한 견문록과 비평서를 겸한 졸저, 일본 한방의학을 말하다를 펴내면서 사유화가 아니라 공유화하고자 하였습니다. 한편 한국 의사들의 한의사에 대한 편협함과 전통의학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몰이해를 안타까워하면서 틈틈이 일본 의사들의 한방의학을 한국어로 옮기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현대 일본 한방의학은 졸역(공동포함) 40여 권을 통하여 그런대로 흡수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997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일본동양의학회 학술대회에 일반 연제를 내면서 한의 치료를 비판대에 세우는 것도 즐겨 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약보다 한방약을 먼저 사용하는 일본 의사들에게 빚을 많이 지고 있어요.

 

 


<일본 한방의학을 말하다>, 군자출판사, 2008. 출처 : 교보문고

 

Q. 교수님을 따르는 후학들이 많습니다. 한의대생들이 어떤 방향으로 공부를 하고 활동을 하면 좋을지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교양서를 많이 읽기를 당부합니다. 신경학 관련 올리브 색스가 쓴 책, 면역력에 관한 책, 수면에 관한 책 등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최근에 저는 폐경의 역사도 재밌게 읽었어요. 좀 되었지만, 해부학자도 재밌습니다. 아주 최근 내가 처음 뇌를 열었을 때도 강추합니다. 수년 전의 면역에 관하여도 다시 들었는데, 역시 좋더라고요.

 읽을 책은 어마어마합니다. 우리나라의 젊은 의사들 책도 좋아합니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같은 책도 의국원들에게 추천합니다.

 공부벌레들은 좋은 기술자가 될 뿐이며, 여기에 창의력을 가미하여야 훌륭한 의료인이 된다고 믿습니다. 항상 페이퍼를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Q. 교수님이 꿈꾸시는 이상적인 한의학 또는 한의사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A. 국가 경계를 구별하지 않는 동아시아의 전통의학이, 의사와 한의사를 구별 짓지 않는 면허증을 뛰어넘는 의료인이 되어야 합니다다.

특히 고령사회에서 불안제거 중심의 한의 치료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합니다.

 

 

 깔끔한 인터뷰 답변과  책과 관련된 깊이 있는 이야기에서 열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고 번역하신 교수님의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일본 유학과 파킨슨 연구, 후학 양성, 책 출판까지. 종횡무진한 교수님의 활약은 한의학에 대한 애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조기호 교수님을 인터뷰하면서 저도 균형있게 지식을 쌓아나가 이를 토대로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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