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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근거와 임상경험을 잇는 다음 걸음: 2026년 Guidelines International Network (GIN) 가이던스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2026년 Guidelines International Network (GIN)에서 발표한 전통의학 임상진료지침 개발 가이던스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국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사례와 비교하였다. 특히 근거중심 권고안과 GPR (Good Practice Recommendation)의 개발 절차, 임상경험 및 고전문헌의 활용, 전통의학의 특성을 고려한 근거평가 방법을 소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개발과 갱신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과 구성이 달라지는 개인 맞춤형 진료는 한의학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한 표준 권고를 마련하는 일은 진료지침 개발에서 중요한 과제다. 최근 Guidelines International Network (GIN) 전통의학 작업반이 「International Guidance for the Development of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Traditional Medicine」(Version 1.0, 2026)을 발표하여, 이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았다.

국내에서는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을 중심으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해 왔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핵심임상질문을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에 공개하여 의견을 수렴한 후 확정하고, 국내외 데이터베이스 검색과 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and Evaluation (GRADE) 기반 근거평가, 델파이 방식의 전문가 합의, 외부검토와 전문학회 승인, Appraisal of Guidelines for Research & Evaluation II (AGREE II) 기반 방법론 검토를 거쳐 인증되었다.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영역에는 서지학적 근거 또는 임상현장 활용도를 바탕으로 한 합의기반 권고 (Good Practice Point, GPP)도 함께 제시되었다. 이처럼 기존 국내 지침에서도 임상연구 근거와 전문가 합의를 함께 활용해 온 만큼, 다양한 근거와 임상경험을 어떠한 절차로 검토하고 권고안에 반영할 것인지는 지속적으로 살펴볼 만한 주제다.

GIN 가이던스는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핸드북, GIN-McMaster 체크리스트, GRADE 등 기존 근거중심 방법론을 토대로, 전통의학의 진단·치료 특성을 8단계의 지침 개발 과정에 반영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방법론적 지침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근거중심 권고안과 Good Practice Recommendation (GPR)의 개발 경로를 구분했다는 것이다.
먼저 임상 근거를 먼저 체계적으로 검색·평가하여 권고안을 뒷받침할 수 있으면 근거중심 권고안 개발 경로를 따른다. GPR은 임상적으로 중요하고 명확한 질문에 대해 근거의 불확실성이 크지만 실제 진료를 위한 지침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고려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해당 질문에 답할 임상 근거가 없거나, 낮음 또는 매우 낮음 수준의 근거가 전문가 패널의 임상적 이해와 충돌하여 근거중심 권고안을 뒷받침할 수 없는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임상 근거가 없다는 사실이나 근거수준이 낮다는 사실만으로 GPR을 도출할 수는 없다.
GPR 개발 과정에서는 고전문헌, 임상경험 기록 등 다양한 정성적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수집·평가하고, 자료의 유형에 따라 합성하도록 하였다. 또한 근거중심 권고안과 GPR 모두 환자의 가치와 선호도, 자원 사용, 형평성, 수용성, 실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며, 권고안 도출 과정에서는 GRADE의 근거-결정 (Evidence to Decision, EtD) 틀을 활용하되 GPR에는 필요에 따라 조정하여 적용하도록 하였다.
근거평가 과정에서 고려할 요소로는 개인맞춤 치료나 복합중재, 침·수기요법에서 시술자 눈가림이 어려운 점 등을 제시하였다. 다만 이러한 특성만으로 연구의 가치를 자동으로 낮추어서는 안되며, 반대로 전통의학의 특수성을 이유로 평가 기준을 완화하거나 근거를 자동으로 상향해서도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GIN 가이던스는 국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을 대체하거나 국내 지침 개발 방법을 직접 규정하는 문서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근거중심 방법론과 전문가 합의 절차를 활용해 지침을 개발해 온 만큼, 이번 가이던스는 기존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특히 임상 근거가 부족한 영역에서 다양한 임상경험과 전통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권고안에 반영하는 절차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갱신할 때, 임상 근거와 다양한 진료경험을 어떤 절차로 검토하여 권고안에 반영할지 생각해 볼 하나의 참고 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양질의 임상연구를 꾸준히 축적하고, 그 결과와 한의학의 실제 진료 특성을 투명하게 연결하는 노력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1. Guidelines International Network (GIN) Traditional Medicine Working Group. International Guidance for the Development of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Traditional Medicine: GIN Guiding Principles (Version 1.0). Guidelines International Network; 2026.


Acknowledgement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a grant of the Korea Health Technology R&D Project through the Korea Health Industry Development Institute, funded by the Ministry of Health & Welfare, Republic of Korea (grant number RS- 2022-KH127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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