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의 문진, AI가 골라낸 위암 전단계의 단서
위암 전단계 병변(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은 내시경으로 진단하지만 비용과 접근성의 한계가 크다. Wang 등(2026)은 한의 문진과 같은 중의 문진 항목을 포함한 증상과 생활습관 31개 변수로 머신러닝 선별 모델을 만들고, 중국 3개 지역 2,511명에서 검증하였다. 모델은 기존 가이드라인 기반 선별보다 판별력이 높았고, AI가 고른 핵심 변수 15개에는 찬 음식 선호, 손발이 참, 입이 씀 등 한의 문진 항목이 포함되었다. 본 글에서는 한의 문진을 AI로 정량화해 현대 진단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활용할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위암 전단계 병변을 일찍 찾으면 위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지만, 내시경 선별은 침습적이고 비용과 인력 부담이 크다. 저자들은 설문만으로 얻을 수 있는 증상과 생활습관 정보로 내시경 전에 고위험군을 가려내는 해석 가능한 AI 모델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푸젠성 2개 병원의 1,034명으로 모델을 개발하고, 베이징과 안후이성 4개 병원의 후향 코호트 630명, 푸젠성 32개 지역사회 검진 현장의 전향 코호트 847명으로 외부 검증하였다. 모든 참여자가 내시경 검사를 받았으며, 내시경 의사는 설문 내용을 알지 못하였다.
소화기 증상과 함께 구취, 입이 씀, 입 마름, 손발이 참, 따뜻하거나 찬 음식 선호 등 중의 문진 항목을 표준화된 설문 문항으로 넣어 31개 변수를 수집하였다. SHAP 기반 변수 선택으로 핵심 15개를 고른 뒤, 7개 알고리즘을 결합한 스태킹 모델을 만들었다.
위암 전단계 병변 판별의 AUC, 민감도와 특이도, 기존 가이드라인 점수와의 비교, 검출 1건당 내시경 비용.
AUC는 내부 시험 0.82, 외부 후향 0.80, 전향 지역사회 0.79로, 중국과 영국 가이드라인 기반 점수(0.47~0.62)보다 높았다. 최종 15개 변수 중 상위는 헬리코박터 감염, 나이, 흑색변이었고, 따뜻한 것 선호, 손발이 참, 찬 음식 선호, 입이 씀 등 중의 문진 항목도 포함되었다. 전향 코호트에서 모델을 쓰면 가이드라인 대비 내시경 대상자가 37.9% 줄고 검출 1건당 비용이 37.1%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증상과 생활습관만으로 내시경 전 위험을 선별하는 해석 가능한 모델이 가이드라인보다 우수하며, 실제 진료 환경에서의 전향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한의 문진 항목을 주관적 인상이 아닌 표준화된 설문 변수로 바꾸고, 내시경으로 확인한 결과에 비추어 AI가 유용한 항목을 골라내도록 하였다. 세 지역의 병원과 지역사회에서 외부 검증하였고 내시경 의사의 맹검도 지켰다. 한의 문진이 현대 진단의 보조 정보로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첫째, 한의 문진 항목을 넣은 모델과 뺀 모델을 비교하지 않아, 이 항목들이 정밀도를 얼마나 높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둘째, 비교 대상인 가이드라인 점수의 AUC가 일부 자료에서 0.5 안팎으로 낮아, 개선 폭은 비교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셋째, 결측이 있는 참여자를 제외하였고(개발 코호트 1,135명 중 1,034명 분석), 학습 자료의 성능이 시험 자료보다 높아 저자들도 과적합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내시경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고위험군을 먼저 고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한의 측면에서는 수많은 문진 항목 가운데 진단에 실제로 보탬이 되는 질문을 자료로 가려내는 방법론으로 응용할 수 있다.
한의 문진은 오랜 임상 경험이 쌓인 정보이지만, 어떤 질문이 실제 진단에 쓸모 있는지는 대개 경험으로 판단해 왔다. 이 연구처럼 AI로 문진 항목의 기여를 가려내고 항목을 넣고 뺀 모델을 비교해 효과를 정량화한다면, 한의 문진은 현대 진단의 정밀도를 높이는 표준화된 도구가 될 수 있다. 필자는 AI로 근거합성을 자동화해 호흡기 질환 한의 진료지침을 새 근거에 맞춰 갱신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렇게 검증된 문진 정보가 쌓이면 진료지침의 진단 권고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
1. Wang L, Tang K, Zhang P, Liu J, Wu B, Chen J, et al.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an interpretable machine learning model for non-invasive screening of precancerous gastric lesions using symptom and lifestyle data: a multicentre cohort study. EClinicalMedicine. 2026;92:103756. doi:10.1016/j.eclinm.2026.103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