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면 50대가 된다며 엄마가 우울해하시네요. 엄마와 저는 취향도 성격도 달라서 어렸을 때부터 투닥투닥 다투기도 많이 했는데, 요즘 부쩍 울적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합니다. 몇 달 전부터 뼈마디가 아프다, 관절이 쑤시다는 말을 부쩍 자주 하셨는데 크게 귀담아듣지 않았어요. 이제 갱년기가 시작된 거냐며 엄마를 놀리기도 했죠. 언젠가는 엄마 몸에서 파스 냄새가 심하게 나길래 파스 좀 그만 붙이라며 짜증을 낸 적도 있어요. 그런데 엄마가 최근에 병원에 다녀오더니 골다공증 전 단계라며 한숨을 푹푹 쉬시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니 또 괜히 미안해지고 안쓰럽더라고요. 당장 어디가 크게 아픈 건 아니지만, 그래도 미리미리 예방하면 좋을 것 같아서 앞으로 칼슘의 대명사인 멸치와 우유는 제가 꾸준히 챙겨드리려고 해요. 그리고 근력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하갈래 헬스장 PT(퍼스널 트레이닝) 10회권도 끊어드렸어요. 엄마를 위해 어떤 걸 더 챙겨드리면 좋을까요?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생활 습관이 궁금합니다.
박소라(경기도 일산시)
어머님께서 최근 골다공증 전 단계로 병원에서 진단을 받으셨네요. 아마도 어머님은 골감소증(Osteopenia) 상황으로 추정됩니다. 골감소증은 골밀도가 정상에 비해 떨어진 상태를 말하며, 향후 골다공증으로 진행될 수도 있어서 보통 골다공증 전 단계로 표현합니다. 일반적으로 T 점수가 -1.0보다 낮고, -2.5보다 높은 경우를 골감소증으로 정의합니다.
멸치와 우유도 매우 좋습니다. 근력 운동도 당연히 바람직하지요. 뼈가 많이 약해지신 어머님을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생활 요법으로 추가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견과류는 뼈 건강에 좋은 대표적인 식품입니다. 견과류에 많이 들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뼈 건강에 큰 도움을 줍니다. 오메가3는 우리 몸에서 뼈를 만드는 역할을 수행하는 조골세포 형성에 상당한 도움을 줍니다. 또한 견과류에는 칼슘과 단백질 성분도 풍부합니다. 견과류를 섭취할 때는 한 가지 견과류보다는 다양한 종류의 견과류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견과류가 열량이 높은 편이므로 하루에 한 줌 정도만 먹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치즈도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입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유제품에는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합니다. 그중에서도 치즈는 소화·흡수율이 다른 유제품들보다 높아서 장이 약하고 예민한 영유아나 어린이 및 노인이 섭취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치즈에 들어간 비타민B2는 근육 조직을 유지하고 세포 성장을 돕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다만, 치즈는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라 비만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에는 저지방 치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방차로는 당귀차(當歸茶)를 추천합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당귀차를 하루 1~2잔 꾸준히 드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어느새 제 나이 50대 중반이 됐습니다. 어머니가 인공관절 수술도 받고 무릎이 안 좋으셔서 오랫동안 고생하셨어요. 한데 저도 엄마를 닮았는지 40대에 무릎 연골 수술을 받고, 50대에는 손가락에 관절염이 생겼습니다.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던 친구가 어느 날 홍화씨를 가지고 와서는 먹어보라고 하더군요. 골다공증에 좋다면서요.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니 꾸준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하네요. 친구의 마음이 너무도 예쁘고 고마웠지만, 사실 저는 시중에 떠도는 말을 잘 믿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뭐가 좋다더라 하는 말을 많이 들었어도 일부러 찾아서 먹거나 알아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저를 위해 직접 챙겨왔으니 속는 셈치고 한번 먹어볼까 합니다. 보리차처럼 차로 끓여서 마시라고 하던데 정말 홍화씨가 뼈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물 대신 수시로 마셔도 괜찮을까요? 괜히 잘못 먹어서 혹여 부작용이라도 생길까 봐 살짝 걱정이 앞섭니다.
김진경(충남 천안시)
홍화씨는 국화과 식물인 홍화(紅花)의 씨앗으로, 백금·칼슘·마그네슘 성분이 많아서 뼈에 금이 가거나 골절 부상으로 뼈가 부러졌을 때 먹으면 골절 회복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됩니다. 한의학적으로 홍화씨는 기본적으로 뭉친 어혈(瘀血)을 풀어주는 등 해독(解毒) 작용을 하면서 혈액 순환을 개선시켜 골절 초기(염증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홍화씨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의미 있게 저하시키는 작용을 해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고혈압 등 순환기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뼈를 튼튼하게 해서 골절, 골다공증, 골형성부전증 등에도 어느 정도 치료 효과가 있습니다.
홍화씨가 실질적으로 골밀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습니다. 부산대학교 구강생물공학연구소가 골다공증 및 골감소증 환자들에게 홍화씨 추출물을 매일 90~120㎎씩 제공하고 3개월이 지나자, 환자들의 골밀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되기 시작했고, 약 12개월 뒤에는 환자들의 골밀도가 약 31%까지 증가했습니다. 단, 홍화씨는 달여 먹거나 곱게 갈아 먹어야 위장에 부담이 덜합니다. 평소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 먹을 경우에는 설사나 복통과 같은 소화기 계통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임신한 여성은 가급적 홍화씨를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