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만기(서초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골다공증(Osteoporosis)은 뼈의 강도(強度, Solidity)가 약해져서 쉽게 골절되는 골격계 질환이다. 뼈는 성장이 멈춰 있는 조직이 아니라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생성과 성장, 흡수의 과정을 반복하며 변한다. 1년마다 10%의 뼈가 교체되고, 10년이 지나면 우리 몸의 뼈는 모두 새로운 뼈로 교체된다. 20대에서 30대까지 골밀도가 가장 높고, 그 이후로는 조금씩 감소하다가 여성의 경우 폐경 첫 5년간 급속도로 골밀도가 약해진다.
골다공증은 노화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1차성 골다공증과 여러 질환 및 약물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2차성 골다공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적인 노화와 함께 폐경 여성에서 발생하는 폐경 후 골다공증과 노인성 골다공증이 1차성 골다공증에 속한다.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하면 이후 재골절의 위험이 2~10배 증가한다. 척추 골절이 발생하면 5명 중 1명은 1년 이내에 또 다른 척추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골다공증으로 골절이 발생하면 지속적인 후유증도 문제지만, 골절과 연관된 사망률도 증가한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척추 혹은 대퇴골 골절 환자의 5년 생존율은 골절이 없는 사람에 비해 약 80% 정도로 낮아진다. 또 대퇴골 골절에 의한 사망률은 여자보다 남자에게서 더 높게 관찰된다. 대퇴골 골절에 의한 사망은 첫 1년 이내에 가장 높게 관찰되는데, 일반적으로 그 확률은 15~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2013년 전통 한약재인 황련(黃連), 황백(黃柏), 치자(梔子), 황금(黃芩)이 들어간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을 유산균으로 발효시켜서 골다공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천연물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불면증이나 신경과민 증상에 주로 사용하던 한약 처방인 ‘황련해독탕’을 유산균으로 발효시켜서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 ‘황련해독탕’의 기원 물질을 골다공증이 있는 쥐에게 먹였더니 골밀도 감소 현상이 약 52%, 골량 감소 현상이 약 31%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뼈 성분을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논문은 SCI(E) 저널인 ‘BMC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IF 2.082)에 게재됐다.
한편 특허 한약(대한민국 특허청 특허번호 제10-0731160호) ‘접골탕(接骨湯)’의 핵심 성분인 당귀(當歸)의 경우, 기존의 연구(뼈세포 증식 능력에 관한 당귀의 효능 연구)에서 뼈세포 증식에 관여한다고 이미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또한 2018년 ‘접골탕의 골다공증 개선 효능 검증 및 세포 기전 연구(정보화 단계:국립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와 2019년 ‘골다공증 개선 효과 한약제제 개발을 위한 접골탕 연구(산업화 단계:국립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 치료기술 공공자원화 사업단)’가 보건복지부 과제로 성공적으로 수행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골다공증에 대한 한의약 연구:무작위 대조군 연구들(RCTs)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Chinese Herbal Medicine for Osteoporosis:A Systematic Review(SR)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RCTs))’이라는 논문을 살펴보면, 적절한 한약 처방이 골다공증 치료에 있어 위약(Placebo, 僞藥) 또는 표준적인 항골다공증 양방 요법(양약) 제제와 비교했을 때 골밀도(BMD, Bone Mineral Density)를 통계적으로 더욱 유의미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 치료 기간이 만 12개월 이상인 장기 치료의 경우, 한약 치료가 고관절 골밀도를 더욱 분명하고 효과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 논문은 2013년 SCI 국제 학술지인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 및 관리에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치아가 안 좋은 노인의 골다공증 관리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우선 ‘자두’를 추천할 수 있다. 자두에는 뼈 건강에 좋은 비타민K가 풍부하다. 비타민K는 뼈가 만들어지는 대사 과정을 촉진해서 골밀도를 높여줘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골절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자두에는 항산화 물질 중 하나인 폴리페놀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폴리페놀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수를 줄여준다. 특히 말린 자두 ‘푸룬’은 국제 골다공증재단(NOF)에서 ‘뼈 건강을 위한 음식’으로 선정하기도 했으며, 비타민K, 구리, 붕소 등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이와 함께 두유도 추천한다. 두유는 액체 성분이라 몸에서 쉽게 흡수하고, 소화도 잘 된다. 일반 두유보다는 검은콩으로 만든 두유가 칼슘 함유량이 더 높다. 또 당분 함량이 높은 음식은 칼슘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에 두유와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 관리를 위해 매우 주의가 필요한 음식은 사골국이다. 특히 장시간에 걸쳐 여러 번 우려낸 사골국에는 인(P)이 다량 포함돼 있는데, 인은 기본적으로 칼슘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며 뼈 안에 들어 있는 칼슘까지 뼈 밖으로 배출시키기 때문에 뼈 건강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 또한 사골국이 뜨거운 상태에서 국물을 마시게 되면 혀가 짠맛을 덜 느껴 소금을 많이 집어넣게 되거나 김치와 같이 염분이 많은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돼 나트륨을 과잉 섭취할 수 있다. 나트륨 역시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에 기여하고 세포 삼투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과도한 섭취는 신장에서의 칼슘 재흡수율을 떨어뜨리고 칼슘 배설량을 늘리기 때문에 결국 뼈 건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골국이 뼈를 튼튼하게 해 골절 회복이나 골다공증에 좋은 음식’이라는 말은 과거 영양 결핍 시대에서 비롯된 매우 잘못된 속설에 불과하니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