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 요리
간 해독에 좋은 ‘지구자 연포탕’

글과 사진. 차복란(대한약선협회 회장)

낙지는 장어(鱆魚), 락제(絡蹄)라고도 불리며 성질은 차고 맛은 달고 짜다. 기운을 보하고 혈액을 만들어 주며 상처를 잘 아물게 하는 효능이 있다. 기혈이 부족하고 영양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 좋으며 피부가 건조하거나 거친 사람의 피부를 윤택하게 도와준다. 단, 피부 습진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지구자는 헛개나무, 호리깨나무 열매를 말하며, 성질은 평하고 맛은 달다. 청열이뇨(淸熱利尿), 지갈제번(止渴除煩), 해주독(解酒毒)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열병으로 번열(煩熱) 증상이 있는 것을 치료하고 딸꾹질과 구토에도 효력을 나타낸다. 소변을 잘 보지 못할 때나 알코올 중독에 유효하다. 민간에서는 간질환 치료제로 널리 쓰인다.
낙지연포탕은 낙지를 넣어 맑게 끓인 국을 의미하는데, 본래 연포탕은 지금과는 다른 의미였다. 조선 후기 문헌인 《고사십이집》에서 연포탕의 본래 의미를 찾을 수 있는데, 지금의 낙지탕과는 사뭇 다르다. 연포탕은 연포(軟泡)로 끓인 국(湯)을 뜻하는데, 여기서 연포란 부드러운 두부를 가리킨다. 연포탕은 원래 두부를 꼬챙이에 꿰어서 주로 닭고기나 새우젓 국물에 담가서 끓여 먹는 음식이었다. 조선시대 문헌 곳곳에 연포탕 끓이는 법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당시 양반들이 즐겨 먹던 음식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재료: 활세발낙지 2마리, 박 150g, 두부 100g, 배추속대 50g, 대파(흰 부분) 50g, 미나리 30g, 양파 반 개, 북어 30g, 뿌리 다시마(5x5) 1개, 목이버섯 10g, 보리새우 20g,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개, 후추, 기능성 표고 소금이나 국간장, 생수 2리터
약재: 지구자 20g, 벌나무 30g, 대추 3알, 생강 2쪽

➊ 물 2리터에 준비한 약재를 모두 넣고 한 시간 정도 달인다. 약재를 모두 건져낸 후 북어와 다시마를 넣고 10분간 더 끓인 뒤 북어와 다시마를 건져낸다.

➋ 육수가 끓으면 박을 넣고 10분간 끓이다가 배추, 양파, 대파 순으로 넣는다. 지구자가 들어갈 경우 육수의 색이 짙으므로 기능성 표고 소금으로 간하면 좋다. 기호에 따라 국간장을 사용해도 좋다.

➌ 두부는 부서지지 않도록 미리 들기름에 구워 준비한다. 잘 구운 두부를 찬물에 헹궈 기름기를 제거한 후 낙지와 미나리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끓인다.

➍ 마지막으로 잘 손질한 낙지를 발부터 넣는다. 살아 있는 낙지를 머리부터 넣으면 먹물을 쏴 국물이 탁해지니 주의한다. 낙지를 오래 끓이면 질기고 껍질도 벗겨지니 한소끔 끓인 후 바로 건져낸다. 낙지의 머리와 발을 자른 후 머리는 다시 탕국에 넣어 더 익힌다.

❺ 완성된 지구자 연포탕을 그릇에 보기 좋게 담고 맨 마지막에 미나리를 살짝 익인 후 고명처럼 얹어 낸다.

* 박속 낙지탕과는 또 다른 맛을 내는 박속 밀국 낙지탕도 있다. 밀국이란 손칼국수와 손수제비를 뜻한다.
재료 구하는 곳

박은 8~9월이 제철이다. 요즘 계절에는 온라인 쇼핑으로 냉동 박을 구입하면 된다.
낙지는 수산물센터나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온라인 주문 시 ‘무안뻘낙지’로 검색하면 활낙지를 구할 수 있다.

재료 손질하는 법

박 손질법
8~9월에 익지 않은 박을 구했다면 껍질을 제거하고 편으로 썰어 사용한다. 남은 박은 소분해 냉동 보관한다. 만약 익은 박을 구했다면 톱으로 반을 갈라 씨앗을 제거하고 숟가락을 이용해 긁어서 사용한다.

낙지 손질법
살아 있는 낙지는 밀가루 1T를 넣고 가볍게 비벼 씻는다.
기절 낙지 세척 시 밀가루로 씻은 후 낙지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레몬 3편을 넣어 10분간 담가 놓으면 비린내를 제거할 수 있다.
냉동 낙지는 프림커피 1팩 또는 천일염을 넣고 바락바락 주물러 씻으면 이물질과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활세발낙지 손질 시 소금으로 세척하면 낙지의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질겨지므로 주의한다.

※ 참고 문헌
《약선식품 동의보감》 양승, 세계중탕약선연구소
《한국본초도감》 안덕균, 교학사

차복란

(사)대한약선협회 회장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차복란 발효식품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