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테마
음식과 운동으로 관리하는
당뇨병

글과 이미지. 신동진(약연재한의원 원장)

당뇨병은 혈액 속에 많아진 포도당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질환이다. 포도당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모든 음식은 소화 흡수 과정을 거쳐 포도당으로 전환되어야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포도당이 여러 이유로 혈액 속에 과잉으로 존재하게 되면 우리 몸은 어쩔 수 없이 포도당을 몸 밖으로 버리게 되는데 이것이 당뇨병이다.

당뇨 환자의 목표는 ‘당뇨전단계’ 수준의 혈당 유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7명 중 1명이 당뇨병이고, 65세 이상 성인은 10명 중 약 3명 꼴로 당뇨병을 앓고 있는데, 당뇨 유병률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당뇨병의 원인은 과식, 운동 부족, 비만, 스트레스가 대표적이고,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의 사용, 다낭성난소, 갑상선질환, 고혈압 같은 질환 요인도 있으며 노화 또한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원인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평소 혈당 상태를 자주 체크하면서 당뇨 예방에 힘써야 한다.
가정에서 자가혈당측정기를 구비해 정기적으로 가족 모두의 혈당을 체크하는 것이 당뇨병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정상적인 혈당 기준은 8시간 공복혈당 100 미만, 식후 2시간 혈당 140 미만이다. 공복과 식후 혈당이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혈당은 식후 1시간 전후에 가장 높게 나오기 때문에 공복과 식후 2시간 혈당이 정상이라 해도 식후 1시간 전후 혈당이 200을 넘는다면 그것은 또 다른 기준의 당뇨병이다. 정상인의 식후 1시간 전후 혈당은 180을 넘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당뇨병 환자의 목표 혈당은 8시간 공복혈당 130 미만, 식후 2시간 혈당 180 미만이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목표는 정상 혈당 수준이 아니며, 당뇨 환자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당뇨전단계’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당뇨 환자가 정상 혈당 수준으로 혈당을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정상 혈당을 목표로 하면 저혈당 쇼크의 위험이 증가하고 체중과 기력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당뇨전단계의 수준으로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 한의약의 역할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당뇨병이 있는 10명 중 3명만이 적정 혈당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당뇨 환자의 혈당 관리는 어려운 일이다. 당뇨병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당뇨병이 생긴 이후 혈당 관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음식과 운동이다. 음식과 운동은 당뇨약을 끊을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적절한 음식을 고르는 방법은 체질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체질론은 한의학적 연구 결과물들에 의해 더욱 정교해진다. 체질적 차이에 따른 음식의 작용과 부작용은 인류학과도 연계가 된다. 서양에서의 당뇨병에 대한 식이요법이 고기를 줄이는 방식이고, 동양에서의 당뇨병에 대한 식이요법이 밥을 줄이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은 한의학적 체질론이 당뇨병의 식이요법에도 개입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식이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다량의 식이섬유,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로 이루어진 식단의 각 영역에서의 구별과 조합이다. 채소는 녹색 채소와 비녹색 채소로 나뉘고, 고기는 적색육과 백색육으로 나뉘고, 탄수화물은 찰곡식과 일반 곡식으로, 글루텐 함유 곡식과 비함유 곡식으로 나뉜다. 이렇게 구별된 음식을 체질에 맞게 조합해 처방하는 기술은 한의약 고유의 영역이다.
식이요법과 더불어 운동에도 체질적 고려가 필요하다.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의 구별과 적용에도 그 유불리가 체질적인 판단으로 결정된다.
한의학의 체질론이 음식과 운동을 구별하고 조합하는 기준이 된다면, 한의학의 치료술은 당뇨병 치료의 또 다른 측면을 담당한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된 양약은 대부분 인슐린과 관련돼 있다. 인슐린 민감성을 올리거나 인슐린의 양을 늘리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반면 한약은 정반대의 측면에서 당뇨병에 접근한다. 인슐린과 정반대되는 호르몬의 조절이 목표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유일한 호르몬이다. 인슐린을 제외한 호르몬의 상당수는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이다. 그러한 혈당 상승 호르몬이 분비되는 경우는 감기가 들거나, 염증이 생기거나, 어디가 아프거나, 수면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하거나 했을 때다. 이런 혈당 상승 호르몬은 인슐린 호르몬보다 종류가 많고 양도 많다. 한약은 혈당 상승 호르몬의 분비를 낮춰 혈당을 우회적으로 조절하는 독특한 치료법이다. 우회로를 조절하는 만큼 한약은 양약처럼 즉각적인 혈당 강하 효과를 나타내지 않고 한계도 존재한다. 그러나 천천히 작용하지만 효과는 오래가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으로 당뇨병 치료의 한 축을 담당하기에 충분하다.

신동진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입학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 졸업
CHA의과대학 통합의학대학원 대체의학석사 졸업
CHA의과대학 대체의학연구소 객원연구원
한메디 한의학연구소 소장
약연재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