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딸아이가 기관지 쪽이 약해서 늘 감기를 달고 삽니다. 여름에도 잦은 감기로 고생하는 아이인데, 슬슬 날이 추워지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아내도 같은 마음인지 호흡기 질환에 좋다는 도라지와 더덕 요리가 자주 밥상에 올라옵니다.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게 좋다고 해서 평소에도 남들보다 한 겹씩 더 껴입고 지내고, 마스크를 쓰고 자면 좀 낫다고 해서 그렇게 해보기도 했다는군요. 마스크가 효과가 좀 있는 것 같다고는 하는데, 그렇다고 매일 착용하고 잘 수도 없어 고민하던 중 지인 한 분이 어성초, 감초, 느릅나무, 맥문동을 함께 끓여서 물로 먹여보라고 하더군요. 미지근하게 해서 차처럼 계속 마시면 좋다는 겁니다. 아내가 열심히 만들어서 한 달 정도 먹여봤는데 딸아이도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다고는 하네요. 정말 효과가 있는 건지, 또 아무리 차처럼 마신다고 해도 약재 성분이 든 물을 꾸준히 장복해도 괜찮은지 궁금합니다.
김범석(서울시 마포구)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여기서 하나를 추가해야 합니다. 호흡기가 따뜻한 동시에 촉촉해야 합니다. 반복되는 감기는 단순히 바이러스의 문제가 아니라, 기관지의 점막이 만성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열은 별로 나지 않는데 반복되는 경우는 타인에게서 전염된 바이러스가 아니라 내부 호흡기 점막의 문제를 의미합니다.
이런 경우 호흡기가 약한 건성 기관지 체질인지(마른 체형, 건조한 피부, 추위에 민감, 소화기가 약함, 섬세하고 예민)를 먼저 봐야 하고, 구강호흡(입을 벌리고 자는 호흡으로 교정 장치, 입이 튀어나온 구강 구조, 비만, 코막힘 코골이 등의 영향) 여부와 잠을 자는 환경(건조한 실내 환경)을 살펴봐야 합니다.
어성초, 감초, 느릅나무는 호흡기에 사용할 만한 조합이고, 느릅나무는 특히 비염 환자가 많이 사용하고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장복을 해도 큰 무리는 없을 조합이고요. 다만, 반복되는 감기와 기침은 특정약의 복약에 앞서 기관지의 면역을 저해하는 요소로 어떤 것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그 부분부터 개선해야 원하는 결과를 빨리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실제 치료에 있어서는 따뜻하게 몸을 유지하는 것보다 촉촉하게 하는 것이 감기에는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아랫입술이 잘 트고 목 안이 자주 건조해지면 이런 부분에 약점이 있다는 뜻입니다.
남편이 오랫동안 담배를 피워서 그런지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침과 가래를 달고 삽니다. 천식인가 싶을 정도로 기침 소리가 심해서 걱정이 될 정도예요. 병원에 가보자고 해도 담배 피면 다 그렇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요. 건강 검진에서는 딱히 문제가 있다는 소견이 없어 다행이지만, 그냥 둬도 될까 싶어 우려가 됩니다. 집에서 케어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검색해 보니 도라지, 배, 수세미, 대추를 달인 후 매일 조청을 타서 한 잔씩 마시면 괜찮다고 하네요. 꿀보다는 조청이 가래를 삭히는 데 좋다고요. 하지만 일하랴 살림하랴 바쁘다 보니 짬을 내서 약재상까지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넷으로 구매해도 되지만, 이왕 하는 거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려고요. 검색하다 보니 시중에 도라지와 수세미를 달여낸 건강즙이 있길래 비슷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 우선 이것부터 복용 중입니다. 남편도 싫은 내색 없이 잘 마시네요. 건강즙 다 떨어지기 전에 얼른 약재상에 들러 남편을 위한 건강 음료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이나영(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중년으로 접어들면 가장의 건강이 점점 신경이 쓰일 수 있는 시점입니다. 그런데 남자들이 보통 위의 사례처럼 건강에는 도통 신경을 쓰지 않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질 때가 많죠. 다행히 건강 검진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걱정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중년의 남자가 조심해야 할 부분은 구강호흡(코골이)입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피로가 쌓이고 또 체중 관리에 실패하면 코골이나 코막힘이 쉽게 생깁니다. 이를 가속화하는 것이 비만입니다. 꼭 살이 많이 찌지 않았더라도 긴장 속에 살면서 체질적으로 열이 많아지면 코가 막히면서 밤에 잠을 잘 때 숨을 편하게 쉬기 위해 입이 벌어지기 시작하죠. 이를 구강호흡이라고 하는데, 그 정도가 심하면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 증후군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구강호흡을 하게 되면 자는 동안 입이 마르기 때문에 아침에 건조해진 기관지에는 목에 가래 낀 느낌이 생기게 되고, 성격이 급한 분들은 이런 불편감을 강하게 털어내기 위해 컥컥 하고 목을 쥐어짜듯이 기침도 하고 가래를 털어내려고 합니다. 가래가 끈적한 편이라서 실제 나오는 가래의 양이 많다기보다는 불편감 때문에 하는 경우가 많죠.
이럴 때 새콤달콤한 음료를 마시면 기관지의 점액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에 가래가 잘 녹고 목이 편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꿀도 조청처럼 달달한 맛을 내기는 하는데, 꿀은 오래 드시면 체질적으로 열이 조장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열이 많은 체질은 꿀보다는 조청이 오래 쓰기에 무난합니다. 다만 남편분이 체중의 변동이 있는 경우(체중이 젊었을 때보다 상당히 늘었다거나, 반대로 상당히 말랐다거나)에는 호흡기에 좋은 음식이나 차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체중과 체질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도 참고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