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에 이어 뇌파계 진단기기도 한의사 사용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을 의료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결정했고, 이번에는 뇌파계 진단기기 사용을 두고도 비슷한 판단을 내렸다. 뇌파계는 환자의 두피에 전극을 부착해 뇌파의 움직임을 기록하고 검사하는 장치로, 주로 뇌질환을 진단하는 데 사용한다.
대법원 1부는 파킨슨병과 치매 진단에 뇌파계를 사용해 온 한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면허자격정지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자격정지처분을 취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소송 제기 10년여 만에 내려진 결론이다. 1심 재판부는 한의사 뇌파계 사용이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으나, 2심 재판부는 한의사 뇌파계 사용이 합법이라고 결과를 뒤집었다.
항소심인 2심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의료기기의 성능이 대폭 향상되어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 없이 진단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복진(腹診) 또는 맥진(脈診)이라는 전통적인 한의학적 진찰법을 통해 파킨슨병 등을 진단함에 있어서 뇌파계를 병행 또는 보조적으로 사용한 것은 절진(切診)의 현대화된 방법 또는 의료기기를 이용한 망진(望診)이나 문진(聞診)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30일 실질적인 한의약 육성을 담보하기 위한 ‘한의약육성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장이 한의약 육성을 위한 지역계획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내용이다.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이 확정 및 시행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한의약 육성을 위한 지역계획을 수립하지 않아 실질적인 사업 결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장이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 수립, 시행 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을 의무화시킴으로써 지자체에 산재된 한의약 육성 발전 계획 중 우수 사례를 취합해 중앙정부의 정책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한의약 육성뿐만 아니라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의 초고령 사회 및 인구 문제에 큰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미영 박사 연구팀이 무궁화꽃 추출물에서 수면장애 개선 효능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2018년 무궁화의 약용 부위별 고대 문헌 조사를 통해 무궁화 뿌리껍질 추출물에서 스트레스 개선 효과와 신경 보호 효과를 발견해 관련 연구를 지속해 왔다. 무궁화꽃은 목근화(木槿花), 무궁화 줄기 및 뿌리 껍질은 목근피(木槿皮)라고 불린다. 전통적으로 두통, 피부 질환에 효과가 있으며 이뇨 작용과 염증 완화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무궁화 추출물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스트레스 유발 모델 등 다양한 수면장애 동물 모델을 활용했다. 무궁화꽃 추출물과 그 주요 성분인 사포나린이 불안을 줄이고 수면 시간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 불안 감소와 수면 시간은 대조군보다 60% 증가했고, 대뇌피질과 특정 신호 경로 자극을 통한 수면 유지 시간도 대조군보다 20% 증가했다.
연구팀은 일부 부작용으로 기존 수면장애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 무궁화꽃 추출물과 주요 성분인 사포나린을 대안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가 9월 15일부터 35일간 경남 산청군 동의보감촌 일원에서 ‘세계 최초의 건강 힐링 엑스포’를 기치로 내걸고 막을 올린다.
‘건강’과 ‘힐링’을 키워드로 한의학이 주는 힐링, 전통이 주는 힐링, 산청이 주는 힐링, 힐링이 주는 미래 등 4가지 ‘힐링 스토리’로 구성된다. 이번 엑스포는 엑스포주제관, 한의학박물관, 산청약초관, 한방기체험장 등 상설전시관과 세계전통의약관, 항노화힐링관, 한방항노화산업관, 혜민서 등 비상설전시관으로 구성된다.
뿐만 아니라 『동의보감』의 인체 신형장부도를 본떠 조성한 미로공원, 지리산의 자생약초로 꾸며진 생태체험공간, 산과 산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무릉교 등 자연 속에서 가족과 함께 힐링 체험도 즐길 수 있다.
한편, 한국한의약진흥원은 한방항노화산업관에서 한의약 산업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한방음료 시음, 한의약 제품 드림 이벤트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nternational Congress of Oriental Medicine, 이하 ICOM)’가 9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ICOM은 국제동양의학회(International Society Oriental Medicine, ISOM)가 주최하고 대한한의사협회가 주관하며, 보건복지부, 한국한의약진흥원, 한국한의학연구원, 대한한의학회 등 정부기관 및 한의계 단체가 후원한다.
‘통합의학으로서의 전통의학’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대만, 일본, 호주, 그리스 등에서 1,000여 명의 전통의학 전문가 및 관계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전통의학의 교육, 연구, 진료 성과 및 향후 확장될 의료 영역을 공유하고, 통합 의학적 시각에서 전통의학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활용한 전통의학적 예방, 치료법과 그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