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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의 숲이 권하는 ‘쉬어가기’의 미학
11월의 숲은 과장되지 않은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맞이한다. 붉고 노랗게 물든 잎들이 담요처럼 숲을 감싸 완연한 가을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잎을 떨궈 낸 가지에서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나무의 고요한 쉼을 느낄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곳, 영주 국립산림치유원에서는 이 늦가을의 고요를 만끽할 수 있다. 자연이 주는 치유란 특별한 체험이 아니라 숲속에서 숨을 깊게 들이쉬는 바로 그 순간에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곳. 천천히 걷고, 나무 냄새를 맡고, 흐르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머무르는 것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 수 있는 곳. 11월의 국립산림치유원은 ‘쉬어가기’의 미학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국립산림치유원 건강치유센터건조한 계절, 몸을 윤택하게 하는 잣의 힘
울긋불긋한 숲속에서 유독 돋보이는 푸르름으로 존재감을 한껏 뽐내는 나무가 있다. 바로 잣나무다. 잣나무는 사시사철 변하지 않는 푸른 빛을 지니지만, 가을을 맞은 잣나무에서 변화가 있다면, 알맹이가 비어버린 잣송이가 유독 여기저기서 밟힌다는 것이다. 보통 한 해에 한 번 열매를 맺는 다른 나무들과 다르게, 잣은 꽃이 피고 열매가 익기까지 1년 반이 걸린다. 3년에 한 번 수확하는 것이 보통이고, 8월 말에서 11월까지가 수확 시기다.
고소한 향과 은근한 맛 덕분에 식용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귀한 약재로 사용했다. ‘해송자’라 불린 잣은 폐와 대장에 윤기를 더해주는 ‘윤폐·윤조(潤肺·潤燥)’의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에는 ‘폐를 보하고 장을 윤하게 하여 기침을 완화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잣의 기름은 마른기침과 변비 완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가을과 초겨울처럼 몸이 건조해지고 기침이나 목마름이 잦아지는 시기에 부드럽게 증상을 덜어주는 데 활용했다.
또한 잣은 기혈을 보하고 피로 회복을 돕는다. 잣에는 불포화지방산과 함께 단백질, 비타민 E, 미네랄이 다량 포함돼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영양 요소가 몸의 기운을 북돋우고, 허약한 체질이나 노년층의 기력 저하에 특히 좋다고 본다. 〈동의보감〉 탕액편에서는 잣을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으며 장수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단순한 영양 보충을 넘어 ‘몸 전체의 윤택함’을 되찾아주는 약재로 본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작은 열매 하나에서 시작되는 치유의 힘. 소박하고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자연의 치유력, 그리고 그 힘을 놓치지 않는 조상의 지혜가 경이롭다.
솔향기 치유숲길을 거쳐 잣나무숲으로 가는 길
잣나무 숲숲과 물이 함께하는 복합적인 치유의 시간
국립산림치유원은 바스락거리는 낙엽과 솔향 가득한 늦가을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숲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숲길을 따라 걷는 산책형 치유부터 휴식해먹, 명상, 호흡법, 자연 관찰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바쁜 일상에서 잊고 있던 감각을 살며시 깨운다. 숲이 내뿜는 나무의 향을 맡고, 손끝으로 자연물을 만지는 순간, 몸 안의 긴장과 피로가 함께 풀어진다. 차분하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무엇보다 국립산림치유원에서는 숲뿐만 아니라 물을 통한 치유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아쿠아라인, 건강증진센터 내 아쿠아 치유실에는 아쿠아 라인, 아쿠아스파, 반식욕기 등 치유장비 활용한 수(水) 치유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물의 흐름과 수압, 온도 등을 활용해 전신을 부드럽게 자극하고, 피로한 심신을 회복시키는 데 초첨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제트(Jet) 노즐의 집중 수압은 긴장된 근육을 부드럽게 마사지하고 체내 순환을 돕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몸을 가볍게 풀어주는 물의 자극과 마음을 차분히 정리해 주는 숲의 향과 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더 깊은 회복의 시간을 만들어 낸다. 그 고요함 속에 바쁜 일상으로 미처 돌보지 못했던 ‘나’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수치유(국립산립치유원 제공)
수치유센터(국립산림치유원 제공)
치유장비 아쿠아라인머무름 속에서 확장되는 치유의 경험
국립산림치유원에서 치유를 온전히 경험하고 싶다면 숙박을 추천한다. 이곳에서의 숙박은 단순한 하룻밤의 쉼을 넘어선 ‘치유형 스테이’다. 산림치유동, 숙박치유동 그리고 ‘주치골·문필봉’ 치유마을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시설마다 수용 인원과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가족, 친구, 개인 등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고를 수 있다. 특히 주치지구에는 2인실, 4인실, 6인실이 있어 가족 단위나 친구 또는 조용한 개인 휴식 모두에 적합하다.
숙박과 함께 키트형 산림복지 프로그램(향기 테라피, 힐링 마사지) 등을 패키지로 신청할 수도 있다. 키트형 산림복지 프로그램은 신청자가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실행해 볼 수 있도록 안내서가 동봉되어 있어, 내가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숲이 주는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숙박동함께 둘러볼 만한 주변 관광지
국립산림치유원이 위치한 영주시 풍기읍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부석사가 있다. 소수서원은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관광객이 많이 찾는 장소이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로,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아름다운 건축으로 유명한 곳이다. 국립산림치유원에서 소수서원까지 차량으로 약 20분, 부석사까지 약 35분 소요된다.
꼭 알아두면 좋은 사항
치유장비 프로그램의 효과를 충분히 얻기 위해서는 가벼운 옷차림이 좋다. 체질에 따라 땀을 흘릴 수 있어, 여벌 옷을 준비하면 좋다.
수치유 프로그램은 수영모와 수영복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잣나무 숲의 휴식해먹은 겨울철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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