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북구청에서 통합돌봄팀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진선입니다. 통합돌봄팀은 2021년 신설되었고, 당시 제가 첫 팀장으로 합류해서 지금까지 4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2021년 통합돌봄팀이 설립됐을 때는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영구임대단지 활성화를 목표로 통합돌봄센터를 운영했는데, 건강에 취약한 주민들이 많은 만큼 어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하다가 ‘건강돌봄’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2021년 9월, 광주한의사회와 함께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6개 한의원 원장님께서 뜻을 모아 함께해주셨습니다.

광주광역시 북구는 ‘함께 누리는 행복한 삶, 돌봄 선도 도시 광주 북구’라는 비전 아래 ▲보건의료 ▲장기요양 ▲생활지원 ▲주거지원 ▲지역특화돌봄 등 5개 분야에서 총 37개의 생활 밀착형 의료·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중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은 보건의료 분야에 해당 됩니다. 주요 대상자는 장기요양등급자 및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이용자, 장애인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질환이 있어도 병원에 가지 못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분들입니다. 대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자택으로 찾아가는 재가방문형 서비스를, 거동이 가능하신 분들에게는 이동진료소, 건강교실 등 예방 중심의 권역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학제 돌봄 협업체계를 구축해서, 거동이 불편한 대상자에게는 한의약 서비스뿐만 아니라 양방 방문진료와 생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합니다. 여러 기관이 협력해 더 많은 주민들이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한의약 돌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22개 한의원, 29명의 한의사들께서 참여하고 계십니다. 각 동마다 담당 한의원을 지정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우선 지역별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개별 지원 계획을 수립합니다. 이후 통합지원회의에서 대상자 선정과 제공할 서비스 내용을 포함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웁니다. 계획이 확정되면 한의사협회에 의뢰해 동별 지정 한의원에서 방문 진료를 진행해 주시고, 이후에도 대상자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리합니다.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만의 특징이라면, 여러 기관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북구의 영구임대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소통과 협력 범위가 넓어져 단지 내 종합복지관과 LH 주택관리공단, 주거복지사, 중독관리센터, 청년인턴, 케어매니저, 동행정복지센터와도 협력하게 되었습니다. 각 기관에서 분절적으로 진행되던 사업이 주기적인 사례 회의와 간담회를 거듭하면서 함께 대상자를 발굴하고 사업 진행과 관계된 모든 과정을 함께 논의하게 되면서, 협업 체계가 공고해졌습니다. 한 명의 대상자를 위해 지역의 여러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동하면서 움직인다는 점이 광주광역시 북구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체로 굉장히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서비스 이용자 1,005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했는데, 98%가 서비스 전반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용과정에서의 편리성도 94%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또한 ‘건강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응답이 98%, ‘재이용 희망’ 응답이 96%,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겠다’는 응답도 98%에 달했습니다. 수치만 보더라도 많은 분들이 이 사업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첫해였던 2021년이 기억에 남습니다.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남성분이 계셨는데 당뇨와 고혈압으로 거의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담당 한의원 원장님께서 매주 자택을 방문해 꾸준히 치료한 한 결과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셨습니다. 나중에는 직접 한의원에 방문해서 진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셨어요.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의 성과를 직접 체감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우선 방문진료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한의원에서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홍보 활동에 힘쓸 예정입니다. 그리고 장기요양센터와의 협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기존의 장기요양서비스 이용자가 한의약 건강돌봄 혜택도 받을 수 있도록 협력 사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돌봄 대상자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내실 있는 돌봄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받으신 분들에 대한 모니터링과 사후 관리를 강화해서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의 효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실제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을 진행해 봤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진이 직접 집에 방문해 진료한다는 것에 놀라워하십니다. 병원은 찾아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집으로 방문하는 돌봄서비스가 복지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것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임을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합돌봄, 그리고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은 아직 시범 단계에 있는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막상 직접 시행하고자 하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도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방문진료에 동참해 주실 한의사를 찾는 것이 참 힘들었어요. 그래도 사업의 취지를 끈질기게 설명하다 보니 뜻있는 분들이 많이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적극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