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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한의약집이 병원이 되는 세상을 꿈꾸다

김정철 / 대전 김정철한의원 원장

김정철한의원은 한때 대전의 중심지였던 중구 문화동에 자리 잡고 있다. 대전 중구 역시 인구가 점점 줄고 있으며 노인 인구가 23%를 차지한다.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신체적 또는 환경적 요인으로 병원 내원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도 많아졌다. 김정철 원장은 이들을 위해 방문 진료에 힘쓰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도 멈추지 않는 방문 진료의 발걸음

한의원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김정철 원장은 내원한 환자들을 돌보느라 분주하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환자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려고 한다. 어느덧 방문 진료 시간이 다가오자 김 원장은 왕진 가방을 들고 간호사와 함께 나섰다.

"항상 출근 전, 점심시간, 퇴근 후 등 비는 시간마다 방문 진료를 하고 있어요. 내원 환자와 방문 진료 환자 모두 진료를 보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죠."

땅거미가 내려앉는 시각, 김 원장과 간호사는 살갗을 파고드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현재 김 원장이 맡은 방문 진료 환자는 모두 48명이다. 지난 1년 동안 방문 진료만 1,000건이 넘는다. 이렇게 많은 환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은 다른 한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채워지고 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김 원장과 간호사를 따라 도착한 곳은 한 주택가의 골목이었다. 방문 진료를 받는 환자들은 대부분 이 근처에 거주한다고 한다. 첫 번째 환자는 독거노인으로, 지난해 우측 고관절염이 악화되어 거동이 어려워지자 주민센터의 도움을 받아 방문 진료를 받게 되었다. 최근에는 환자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 재활 치료와 통증 관리를 중심으로 진료를 보고 있다.

"어머니, 그간 다리는 좀 어땠어요?
지난 주말에 엄청 춥던데, 추우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거든요. 수술하신 데도 괜찮으시죠?"

집에 들어서자마자, 김 원장은 먼저 환자의 건강 상태를 살핀다. 조심스레 환자의 무릎을 만지며 통증의 정도를 확인한 뒤, 약침을 놓는다. 전침을 놓는 동안에도 김 원장은 환자와 대화를 나누며 그에게 편안한 벗이 되어준다. 어느새 집 안은 환자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방문 진료를 받기 전에는 집에 혼자 있으면 너무 적적해서 밤마다 울기도 했어요. 또, 주택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혼자 밖을 나가지도 못하고 아파도 병원을 갈 수 없었죠. 그런데 한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집까지 찾아와 치료해 주시니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몰라요. 선생님이 가고 나면 집이 다시 조용해져서 섭섭하기도 해요."

김 원장은 위로의 말 대신 환자의 손을 조용히 잡는다.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서, 정서적인 지지를 주고자 하는 김 원장의 마음이 환자에게 깊이 전해진다.

"재택의료는 특성상 ‘치료’보다는 ‘돌봄’과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생애 말기에 가까운 분들이 많기에 우리의 역할은 환자분들이 생의 마지막을 최대한 편안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도와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는 환자뿐만 아니라 남은 가족들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방문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방문 진료의 원동력은 환자의 회복

김 원장은 마지막 환자의 집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한참이 지나도 인기척이 없지만, 이러한 상황에 익숙한 듯 김 원장은 담담하게 기다린다.

"환자분이 뇌출혈로 인한 강직성 편마비로 보행이 어려워요. 그래서 걷다 자주 넘어지거나 사물에 자주 부딪혀 나오시는 데 좀 오래 걸려요."

문이 열리자 김 원장과 간호사는 조심스럽게 환자를 부축해 침대에 눕혔다.

"자꾸 오른쪽으로 넘어지셔서 걱정이네. 저번에 넘어진 부위는 어때요? 어제 보니까 다친 부위가 조금 풀린 거 같은데, 어때요? 많이 아파요?"

김 원장은 천천히 환자의 상태를 점검한 후, 간호사에게 증류 한약액을 이용한 네블라이저 치료를 지시했다. 독감이 유행하고 있어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걱정된다고 하며, 이를 대비해 새로 구비했다고 한다.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혈액 검사기, 소변 검사기, 초음파 기기 등 다양한 의료 기기도 항상 휴대한다.

전문적인 치료 덕에 환자는 허리와 발의 통증이 호전된 것은 물론 두통과 현기증의 발작 주기도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집에서 편안하게 치료받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며 미소를 지어 보인다. 김 원장은 환자의 상태가 호전될 때마다 그간의 힘든 시간이 눈 녹듯 사라진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방문 진료를 계속 이어나가는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

집이 병원이 되는 세상을 꿈꾸다

"방문 진료는 2021년부터 시작했는데, 사실 처음부터 환자를 돌보겠다는 숭고한 사명감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갈수록 치열해지는 임상 환경에서 환자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직접 찾아가는 것이 더 유리할지도 모른다는 경영적인 욕심이 있었죠."

방문 진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김 원장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이어 그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또 거동이 불편한 단골 환자분의 간곡한 부탁도 있었어요. 하지만 낮은 수가로 전문화된 방문 진료 기관이 설립되기 어려웠고, 다른 직종과의 다학제 협력을 위한 제도와 지원도 전무한 실정이었어요. 어려운 환경에 소극적으로 변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거제시 재택의료센터 방호열 원장의 권유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죠.""또 거동이 불편한 단골 환자분의 간곡한 부탁도 있었어요. 하지만 낮은 수가로 전문화된 방문 진료 기관이 설립되기 어려웠고, 다른 직종과의 다학제 협력을 위한 제도와 지원도 전무한 실정이었어요. 어려운 환경에 소극적으로 변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거제시 재택의료센터 방호열 원장의 권유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죠."

김 원장은 이러한 상황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아쉬움을 표한다. 그는 병원 시스템을 재택의료에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하는 것이 이상적인 방문 진료의 미래라고 강조하며, 의료진, 약사 등 여러 전문가가 협력하여 환자를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즉, 집이 곧 병원이 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김 원장은 방문 진료 외에도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는 방호열 원장과 함께 한의재택의료연구회를 설립했으며, 대전광역시한의사회를 대상으로 한의 방문 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학술 특강도 진행했다. 또한 ‘비대면 한의 진료를 통한 교육으로 완치한 욕창 환자 3례에 대한 증례보고’라는 연구 결과를 다른 한의사들과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한의약 건강돌봄사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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