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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의 발견‘타미플루’의 숨은 주인공, 팔각회향
면역력 향상과 항균 효과에 탁월

타미플루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팔각회향은 전통의약부터 현대의약, 식재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팔각회향은 항바이러스 효과와 면역력 향상, 소화 개선까지 다양한 효능을 지녔으며, 독특한 향은 많은 사람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팔각회향과 닮은 우리나라 자생나무인 붓순나무도 항바이러스 효과를 지닌 중요한 자원으로 조명되고 있다.

팔각회향의 약용 역사

팔각회향은 붓순나무속 식물의 열매로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지에서 자생한다. 열매가 여덟 개로 갈라진 별 모양을 띠어 ‘팔각(八角)’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팔각’, ‘대회향’이라고도 불리는 팔각회향이 약재로 사용된 기록은 중국의 <본초품휘정요(本草品彙精要)>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전통의학 서적인 <본초강목>에는 ‘장질부사나 학질에 발열이 심하여 목 부분이나 등으로 열이 오르면 회향을 짓이겨서 즙을 복용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동의보감에서도 ‘소화작용을 돕고, 토사곽란을 개선하며 불편한 뱃속을 다스리고 방광을 따뜻하게 하고 음부의 냉기를 없애 통증을 멈추게 한다.’,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 헛배 증세를 가라앉게 한다. 식욕을 증가시키고, 기(氣)의 순환을 좋게 한다.’ 등 팔각회향의 효능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치료제 타미플루가 팔각회향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제조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타미플루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타미플루의 주요 성분인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준다. 타미플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를 만드는 데 필요한 성분이 시킴산(shikimic acid)인데, 팔각회향이 이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팔각회향에서 시킴산(shikimic acid)을 추출한 후 화학적 합성을 통해 타미플루를 개발했다. 이는 천연물 신약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면역력 향상 등 팔각회향의 숨겨진 효능

팔각회향은 항바이러스 효과 외에도 다양한 효능을 지녔다. 비타민C와 리날룰(Linalool), 티몰(thymol) 등의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팔각회향은 항균 효능과 구충 효과가 있다. 팔각회향 열매의 탕액은 사람의 결핵균과 고초균을, 열매의 알코올 추출물은 대장균, 콜레라균과 같은 그람 음성 박테리아와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구균 등의 그람 양성균을 억제했다.1) 팔각회향의 아네톨(anethole) 성분은 항균 효과가 있으며, 장을 건강하게 해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한다. 더불어 소화작용을 도와 복부팽만, 위경련, 구역질 등을 완화해 준다. 또한 연구 결과 팔각회향이 모기에 대해 살상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2)

또 다른 해외 연구에서는 팔각회향의 열매 추출물을 정상 개에 경구 투여한 결과, 백혈구의 수가 증가했음을 밝혔다.3)이 외에도 팔각회향이 거담 작용, 간의 발암물질 대사 개선4)에 효능이 있음이 알려졌다.

항바이러스 효능을 지닌 우리나라 약재, 붓순나무

팔각회향의 원산지는 중국이다. 우리나라에도 팔각회향처럼 항바이러스 효능이 뛰어난 약재가 있다. 팔각회향과 같은 붓순나무속 식물인 붓순나무이다. 붓순나무는 제주도와 진도, 완도 등의 남쪽 섬에서 자생하지만, 열매의 생김새가 팔각회향과 닮았다. 팔각회향은 식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붓순나무는 유독 성분이 있어 식용은 금한다.

2022년에 국립생물자원관과 전성호 한림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윗상은 공동연구를 통해 붓순나무가 팔각회향보다 인플루엔자에 대한 항바이러스 활성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기존의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포에서 증식한 후 세포 밖으로 나가는 데 관여하는 뉴라미데이즈(Neuramidas) 효소 활성을 억제하는 반면 붓순나무 추출물은 바이러스의 초기 세포 감염을 억제하는 양상을 보였다. 항바이러스 효과 비교 실험에서도 붓순나무 추출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의 생존율을 15~20배 높였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 증상은 완화시키지만 감염 자체를 막지 못하는 타미플루에 비해 붓순나무 추출물은 바이러스 세포에 대한 감염을 초기 단계부터 억제하는 효과도 있었다.

팔각회향, 가정에서는 이렇게 활용하세요

팔각회향은 향신료로도 다용 되었다. 중국에서는 3천 년 전부터 팔각회향을 향신료로 사용해왔다. 팔각회향의 강한 향은 고기의 잡내를 잡아줘 오향장육이나 동파육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베트남 쌀국수, 인도 커리에도 팔각회향이 쓰이기도 한다. 최근 10·20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끄는 마라탕을 비롯한 목캔디에도 팔각회향이 함유되어 있다.

팔각회향은 가정에서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팔각회향 1~2개를 뜨거운 물에 10분간 우려내 차로 마시거나, 돼지고기 요리에 잡내 제거용으로 사용해도 된다. 프랑스의 천연 감기약으로 불리는 뱅쇼에 팔각회향을 넣어도 좋다. 단, 일본산 팔각회향은 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섭취에 주의해야 하며 의약품으로 복용 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에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1)M De, AK De, P Sen, AB Banerjee. Anti-microbial properties of star anise (Illicium verum Hook f). Phytotherapy Research. 2002, 16(1): 94-95
L Iauk, AM Lo Bue, I Milazzo, A Rapisarda, G Blandino. Anti-bacterial activity of medicinal plant extracts against periodontopathic bacteria. Phytotherapy Research. 2003, 17(6): 599-604

2)D Chaiyasit, W Choochote, E Rattanachanpichai, U Chaithong, P Chaiwong, A Jitpakdi, P Tippawangkosol, D Riyong, B Pitasawat. Essential oils as potential adulticides against two populations of Aedes aegypti, the laboratory and natural field strains, in Chiang Mai province, northern Thailand. Parasitology Research. 2006, 99(6): 715-721.

3)XY Liu, XR Zhang, GJ Luo, WL Che. Preliminary study on the active constituents of Chinese herbs in increasing white blood cells. Journal of Pharmaceutical Practice.

4)S Hendrich, LF Bjeldanes. Effects of dietary cabbage, Brussels sprouts, Illicium verum, Schizandra chinensis and alfalfa on the benzo[a]pyrene metabolic system in mouse liver.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1983, 21(4): 479-486
S Hendrich, LF Bjeldanes. Effects of dietary Schizandra chinensis, brussels sprouts and Illicium verum extracts on carcinogen metabolism systems in mouse liver.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1986, 24(9): 90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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