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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한의약의료 공백을 메우는 방문 간호
이현숙 / 동방신통부부한의원 간호사
제한된 진료 횟수나 수가, 내원 환자의 방문 등 여러 문제로 의료진이 환자의 집으로 매일 찾아가기는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공백을 채우는 것이 방문 간호다. 한의사의 곁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며 살뜰히 환자들을 챙기는 이현숙 방문간호사를 거제도에서 만났다.
숙명 같았던 간호사의 길
가족 중 한 명이라도 아프면 가정이 흔들린다. 의료비와 간호 등 모든 부분이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현숙 간호사는 돌봄의 공백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녀는 어린 시절 10가구도 채 안 되는 작은 마을에 살았다. 어느 날 아버지에게 갑작스럽게 위암이 찾아왔다. 아버지의 병간호를 맡게 되면서 돌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었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집안에 웃음기가 사라졌어요. 힘든 1년을 보내면서 건강이 곧 가족의 행복임을 깨달았죠. 많은 사람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돕고 싶어 간호사의 길을 택했어요. 또 산골에 살았던 저는 어르신들의 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분들을 돌봐드리고 싶었어요.”
그렇게 이현숙 간호사는 요양병원을 선택했고 일하는 모든 순간이 값지고 뿌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간호해 드리던 환자들이 한 분씩 돌아가실 때면 짙은 허무함이 밀려왔다. 그녀는 익숙하고 편안한 집에서 환자가 생애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뜻깊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2022년 재택의료 시범사업이 시작되던 해에 동방신통부부한의원에서 방문 간호를 시작하게 되었다.
거제도는 6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의료기관이 들어섰지만 복잡한 해안선과 부족한 교통망으로 의료 낙후 지역으로 꼽혔다. 현재는 부산을 연결하는 거가대교가 설치되면서 진료를 받기가 전보다 수월해졌다.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자녀의 도움이나 교통편이 마련되지 않으면 여전히 병원을 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현숙 간호사는 방문 간호를 통해 어두운 곳을 비추듯 어려움에 놓인 환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환자를 케어하다
구불구불한 마을의 골목길을 걸으니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이현숙 간호사의 모습이 보인다. 오전이지만 벌써 네 번째 환자 차례였다. 함께 파란 지붕의 집으로 들어서니 환자는 이미 이현숙 간호사의 목소리를 듣고서 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자전거 낙상으로 척추가 골절되어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환자였다.
“어르신 오늘은 어떠세요? 목욕하셨네요, 개운하시겠다. 팔을 올리는 게 힘드시고, 또 다른 데 불편한 곳은 없으세요?”
환자와 보호자는 언제나 건강 상태를 세심하게 챙기는 이현숙 간호사의 모습에 부탁하는 일이 많아진다고 한다. 많은 방문 간호 일정으로 바쁘고 힘들지만 그런 내색 없이 다 들어주는 이현숙 간호사의 모습에 감사함을 느낀다.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함께해 온 환자로, 저희 재가센터의 센터장님이 신청을 해주셨어요. 당시 몸이 불편해서 욕창이 있는데 옴까지 앓고 있어서 당황했었죠. 옴은 전염성이 강한 피부 질환으로 옴벌레가 피부에 서식하며 가려움을 일으키는 질환이에요. 원장님은 보건소, 주민센터와의 연계를, 저는 옴 메뉴얼과 환자 보호자 교육을 담당했어요. 현재 옴은 완치되었고, 욕창 관리와 통증 개선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이현숙 간호사는 환자의 건강이 호전될 때면 감사함과 보람을 느낀다고. 궂은 날씨, 측정되지 않는 거리당 수가 등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웃으면서 방문 간호를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몸과 마음을 모두 돌보는 방문 간호
피로 이어지지 않았어도 가족 같은 관계가 있다. 이현숙 간호사와 환자들이 그러하다. 이현숙 간호사는 2년간 맡아온 30명의 환자를 부모님으로 여긴다고 한다. 방문 간호 시 질병으로 환자를 구분하고 대하는 것이 아닌 온전한 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소통한다. 진심은 언제나 통하기 마련. 그녀의 마음을 환자도 알기에 먼저 밥은 먹었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등 안부를 묻기도 하며 방문 간호가 있는 날만을 기다린다.
섬마을의 언덕에 사는 다음 환자의 집에 들어서니 환자의 아내는 버선발로 마중을 나온다. 이번 환자는 80대 환자로 고혈압, 당뇨, 경미한 뇌경색, 신부전 등의 기저질환이 있다. 작년에 인후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이후부터 근력저하로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욕창이 생겨 방문 진료와 간호를 받게 되었다.
“어르신 잘 지내셨어요? 이번 주말에 자녀분들 오신다고 했죠? 다 같이 생신 잔치하시겠네요. 요즘 운동은 많이 하세요? 걸을 때 비틀거린다거나 그런 건 어때요?”
바로 진료를 보지 않고 환자와 마주 보고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이현숙 간호사. 이번 환자는 부부가 함께 있어서 그나마 신체적 케어를 중심으로 살피지만, 다른 환자의 경우에는 홀로 있어 심리적 케어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
“어르신들은 의료 지식이 부족해요. 그래서 부적절한 치료법으로 관리해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요.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적절한 치료 방법을 알려드리며 건강을 살펴드려요.”
이현숙 간호사는 혈압과 체온, 당뇨 수치를 확인한 후 병원에 제출할 건강 기록지에 적는다. 이후 욕창 부위에 한방 연고를 발라주며 지난번에 준 연고가 부족하지는 않은지 확인한 후 드레싱 방법을 환자의 아내에게 알려주며 꼼꼼히 환자의 상태를 살핀다. 환자의 아내는 ‘이 몸으로 거동이 불편한 남편까지 챙기기가 쉽지 않은데 방문 간호 덕에 몸과 마음의 부담이 모두 덜어졌다’라며 고마움을 전한다. 건강을 관리하러 자주 오는 방문 간호사가 가족보다 더 가족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방문 간호를 위한 여건 개선 필요
오늘 방문한 환자 외에도 인상 깊게 남은 환자가 있냐는 물음에 이현숙 간호사는 모든 대상자 한 명, 한 명이 기억에 남는다고 답한다. 모두 저마다의 고민과 사연을 가지고 있듯이 그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어르신들은 드라마에 등장할 법한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어르신들이 가진 사연까지 나누고 싶은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하지만 방문 간호의 여건은 그녀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줄 여력이 되지 않는다. 아직 시작 단계이기에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지역의 특성상 50분이 넘는 거리의 환자 집을 방문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유류비 지원이나 거리당 수가가 없어 수가 산정 및 개선이 필요하다.
“방문 진료 시 동행이 필요한 사회복지사나 물리치료사 같은 분들의 수가가 산정되지 않으면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이분들의 역할까지 한의사와 간호사가 맡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방문 진료의 취지와 환자의 혜택이 아무리 좋더라도 현장에서 짊어져야 할 부담이 커진다면 자리 잡는 게 힘들지 않을까요?”
이현숙 간호사는 방문 진료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방문 진료 활성화로 진료의 신뢰감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간호사들의 참여와 간호 인력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문 간호와 방문 진료에 참여하는 동반자가 있어 너무 든든해요. 저 또한 방문 진료가 지역에 단단히 깊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작게나마 열심히 활동하는 방문간호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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