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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여는 사람들언어 장벽·병원 규모보다 중요한 건 자신감!

이승환 / 통인한의원 원장 김정현 / 통인한의원 원장 이세린 / 통인한의원 원장

세 명의 원장이 뭉쳐 한의약의 힘을 전 세계인에게 제대로 알리고 있는 한의원이 있다.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통인한의원이다. 이곳에는 외국인 환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2019년, 유명 유튜브 채널인 ‘영국남자’와 컬래버레이션을 시작으로 한의약을 친근하게 소개했고 더 많은 외국인에게 좋은 치료를 제공하고 싶다는 열정으로 영향력을 넓혀왔다. 특히 이승환 원장은 미국 Acupucturis(NCCAOM) 면허 취득, 해외 강의 및 임상 연수 활동, 영문도서 출간 등 활발한 활동으로 한의약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2024년 한국한의약진흥원 ‘외국인환자유치 지원사업’(동남아부분)(이하 ‘지원사업’) 에도 참여하고 있는 통인한의원 세 명의 원장은, 글로벌 팸투어를 통해 한의약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한의약의 저변 확대를 위해 더 많이 힘쓰고자 한다.

축하 말씀부터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초 ‘메디컬코리아 2024’에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으셨습니다. 소감 먼저 부탁드립니다.

이승환 원장

통인한의원은 조계사와 인사동 인근에 위치해 많은 외국인이 내원하고 있는데요, 외국인 환자를 꾸준히 진료한 점을 높이 평가해 주셨습니다. 또한 영어진료 가이드북, 외국 의료진을 위한 임상 서적, 영문 칼럼, 외국 저널에 논문 게재 등 크고 작은 성과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언제나 힘이 되어주시는 동료 및 지인분들이 함께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미국 Acupucturis(NCCAOM) 자격증을 취득하시게 된 계기와 준비 과정을 들려주세요.

이승환 원장

예전부터 한의약의 세계화에 관심이 많았고, 미국에 진출하는 꿈을 꿔왔습니다. NCCAOM은 시험 자격을 인증하는 과정부터, 자격증 취득까지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진료를 하면서 틈틈이 공부하는 게 쉽지는 않았죠. 그런데 막상 자격증을 취득하고 보니, 영주권이 없으면 미국에 진출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보험처럼 ‘언젠가는 필요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험부터 준비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아요. 우선 영주권과 관련된 부분을 정확히 알아보고 진행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또한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도 보수교육 평점을 쌓으며 자격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꼭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작년에 이어 재미한국학교 협의회(NAKS) 총회 및 학술대회에 2년 연속 참여하셨고, 샌프란시스코 의료인 대상으로 임상 교육을 진행하셨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이승환 원장

NAKS(The National Association for Korean Schools)는 차세대 한인들에게 올바른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1981년 창립된 미주 한국학교 교사 협의체입니다. 8천여 명의 교사가 8만여 명의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교육 과정 개발 및 정책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 정기총회에 참석했었는데 선생님들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에 감동했어요. 올해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총회 및 보수교육에 참석했는데요, 한국학교 선생님들께 한의약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조선시대 감염병을 치료한 허준, 감염병 예방을 위해 노력한 지석영, 그리고 코로나19 전화상담센터를 운영한 한의사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많은 국가에 침술사(acupuncturist), 카이로프랙틱1) 닥터 등 우리나라 한의사와 공통분모를 가진 의료진들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임상 술기들을 잘 전하는 것도 한의약 세계화의 중요한 파트입니다. 이를 위해 장침 사용법 및 미용침 관련 교재를 영문으로 정식 출판했고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에 이어 앞으로도 세계 각국에서 임상 강의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한 미국 침술사 대상 보수 교육
2024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서 특강하는 이승환 원장의 모습

해외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영국남자', 'Arirang TV' 등 유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셨고, 한의약 만화책과 진료 가이드북 등 다수의 영문도서도 출간하셨는데요.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이승환 원장

2019년 어느 토요일 동료 한의사에게서 급하게 연락이 왔습니다. 바로 내일 '영국남자' 채널에서 한의원 치료에 대해 촬영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가능하겠냐고요. 흔쾌히 응했고 정말 유쾌하게 촬영했습니다. 영상 업로드 후 외국인 환자분들의 내원이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또한 우리 한의원뿐 아니라 다른 한의원에도 외국인 내원이 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더 뿌듯했습니다. 영문도서 출간의 시작은 《Traditional Korean Medicine for My Family》인데요. 한의약을 외국인에게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2018년 부산에서 일러스트 작업과 진료를 함께 하고 계신 추경민 원장님의 작품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것입니다.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많이 배운 덕분에 지금까지 총 11권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뜻이 맞는 분들과 합심하여 영어진료 가이드북도 만들었는데요, 침, 부항, 뜸, 약침, 추나, 도침, 한약을 어떻게 영어로 설명할지가 핵심이었습니다. 발간 후에는 주변 선후배분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셔서 보람이 컸어요.

외국인을 진료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정현 원장

만성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던 싱가포르 환자분이 본인의 호전도와 사진을 메일로 보내주신 적이 있는데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이 남아요. 방풍통성산을 2~3주간 복용하셨는데, 새살이 차오르는 단계까지 회복되셨어요. 고맙다는 인사에 울컥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이외에도 외국인들이 다양한 증상으로 내원하시는데요, 주로 통증 완화 치료를 많이 받으십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많은 분이 이미 자국에서 한방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으시더라고요. 예전부터 근골격계 염좌 등에서 한방 치료로 큰 효과를 보았다며, 칭찬을 남겨주실 때면 큰 보람을 느껴요. 물론 침 치료가 처음인 경우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도 있지만, 먼저 긴장을 잘 풀어드리고 치료하면 생각보다 안 아프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외국인 환자에게 추나치료를 하는 김정현 원장

외국인 환자들을 치료하고 해외에 한의약을 알리기 위해 활동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보람도 컸을 것 같습니다.

이세린 원장

한의약의 치료 효과를 홍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한의원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이미 자국에서 여러 병의원을 돌며 그 한계를 느끼고 오신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다만 매선2), MTS3)를 포함한 한방미용 등 점차 치료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현대 한의약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니 그 분야를 더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한의약 치료를 받다가 자국으로 돌아가는 분들이 한약을 계속 드시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부분에 대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또한 생리통과 불안 장애, 수면 장애, 좌골 신경통, 외상 후 경추·요추 방사통, 피부 질환, 난임, 체중 감량 등 다양한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승환 원장

한 대기업에서 남미 국가 바이어들을 초청해서 여러 가지 이벤트를 진행하는 도중에 한의원 치료를 권유한 적이 있습니다. 내원한 외국인들이 아주 흡족해 하셔서 그다음에도 다른 분들을 더 대동해서 찾아오셨어요. 많은 외국인이 여행이나 출장으로 한국을 방문할 때 꼭 해야 하는 리스트 중 하나로 한의원 치료를 꼽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의약을 세계에 알리고자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세린 원장

통인한의원이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에 출연한 이후 외국인 환자 수가 점차 늘어 이젠 외국인 진료가 자연스럽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진료에 익숙해지며 외국인 환자들이 말해주는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다 보니 이런 좋은 치료를 더 많은 외국인에게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승환 원장

외국인들 사이에 입소문도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한의원 치료를 받고,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끼리 ‘한국에 가면 한의원에서 꼭 치료받아 봐’라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고 할 때 재미있었어요.

세 분 원장님 모두 2024 한국한의약진흥원 국책사업(동남아부문)에 참여하고 계시는데요,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시나요?

김정현 원장

저는 지원사업에서 기획재정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통인한의원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이 지원사업 덕분이기도 하죠. 재정적인 부분을 관리하고, 원장님들과 함께 추후 지원사업 방향에 대해 회의하거나 실제로 환자 내원 시 진료도 보고 있습니다.

이세린 원장

저는 지원사업 기획 및 여러 홍보 콘텐츠 제작을 주로 맡아 하는 국제협력이사입니다. 틱톡 등의 다양한 SNS에 콘텐츠를 올렸을 때 문의 사항이 많이 들어오는 것을 체감한 후 홍보 쪽으로 조금 더 힘써보자 생각하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독자 또는 해외 진출을 꿈꾸는 한의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이세린 원장

외국인 진료에서 언어를 무시할 순 없지만, 언어에 너무 큰 장벽을 느끼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결국은 환자의 증상을 듣고 종합해서 치료하는 과정과 치료 결과가 가장 중요합니다. 또 한의약 치료에 대한 외국인 환자분들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니 주눅 들지 말고 자신감 있게 진료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의약의 해외진출, 세계화는 앞으로도 한의약 전체에 반드시 필요한 흐름입니다. 더 많은 분이 외국인 진료와 해외 진출에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승환 원장

한의약 세계화는 지금까지 기관이나 대학, 큰 병원이 많이 주도해 왔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한의원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들도 꽤 다양합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고요. 앞으로 더 많은 분과 함께 힘을 모아 빛나는 성과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 1) 약물 또는 수술 대신 신경, 근육, 골격을 다루어 치료하는 대체의학 분야
  • 2) 인체에 무해한 녹는 실을 치료 부위에 매입하는 시술
  • 3) Microneedle Therapy System(미세침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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