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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밥상더위로 지친 몸의 원기를 회복하는
칠향계(七香鷄)

여름의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가을이 오고 있다. 무더위로 지친 몸의 원기를 회복하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분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선 시대 선조들이 보양식으로 즐겼던 ‘칠향계(七香鷄)’로 기력을 보충해 보자.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칠향계법(七香鷄法)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닭 속에 다양한 약재를 넣어 먹었다는 '칠향계법(七香鷄法)'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의 문헌에서 약 300년 이상 지속적으로 나온다. 1500년대 조리서인 <수운잡방(需雲雜方)>, 1760년대 종합농서인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조선후기의 생활백과사전인 <규합총서閨閤叢書> 등에서 꾸준히 칠향계법(七香鷄法), 칠향계탕(七香鷄湯)으로 기록되어 있다.

칠향계는 일곱 가지 향기가 나는 닭요리라는 뜻으로 도라지와 산초, 생강 등의 약초가 들어간다. 조선시대에는 달걀을 충분히 산란한 묵은닭을 사용했으며 조리는 대부분 중탕법으로 하였다. 육질이 질긴 묵은닭과 도라지를 도자기나 그릇에 담고 오랫동안 중탕으로 익히면 풍미도 좋아지고 육질도 부드러워진다. 취향에 따라 탕과 찜 중에서 선택하여 조리할 수 있고 가정에서도 간단히 만들 수 있다. 건조한 가을에는 폐기(肺氣)를 좋게 하는 황기를 더하여 칠향계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면역증강과 염증완화에 좋은 도라지

도라지타령이 있을 만큼 도라지는 우리에게 오랫동안 친근한 약초다. 일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도라지는 인삼이나 산삼만큼 효능이 뛰어나 한약재로도 사용된다. 한의약에서는 '귀하고 길한 풀뿌리가 곧다'라는 뜻으로 길경(桔梗)으로 불린다.

도라지의 대표적인 효능은 호흡기질환 예방과 증상 개선이다. 도라지에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가래 배출뿐 아니라 기침과 염증을 완화해 줌으로써 기관지 질환에 많은 도움이 된다. 사포닌 성분은 혈당 조절과 콜레스테롤 저하, 항염증 및 항산화 등의 효과도 지녔다. 이외에도 칼슘, 비타민C, 식이섬유, 아미노산 등의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도라지 고르는 법

도라지는 흙에서 캐낸 통도라지와 요리하기에 편리하도록 다듬어진 깐 도라지로 판매된다. 통도라지는 국내산 1~3년 근이 가장 좋다. 또 잔뿌리가 많고 표면이 단단하며 상처가 없는 것을 골라야 한다. 잔뿌리가 거의 없거나 흙이 묻어 있지 않으면 수입 도라지일 가능성이 크다. 깐 도라지는 향기가 강하고 흰색을 띠는 것이 좋다. 국내산 깐 도라지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동그랗게 말리는 성질이 있으며 섬유질이 적어 부드럽게 씹힌다. 또 길이가 짧고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칠향계는 탕과 찜으로도 즐길 수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폐의 기운을 좋게 하는 황기를 넣고 끓인 탕 요리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재료 소개
  • · 닭 1마리
  • · 소금
  • · 밀가루
  • · 도라지 1뿌리(약 30~40g)
  • · 생강 1조각(약 15g)
  • · 대파 1뿌리(약30g)
  • · 간장 20g(가감)
  • · 산초 1g
  • · 식초 15g

조리 방법

1닭은 뱃속의 잔여물을 제거하고 밀가루, 소금으로 문지른 후 물로 깨끗이 씻어줍니다.
(※ 닭 손질 시 도마에 비닐을 깔아 손질하고, 씻을 때는 물이 여러 곳으로 튀지 않도록 합니다.)

2깨끗이 씻은 닭은 체에 밭쳐 물기와 피를 제거한 다음 키친타월로 닦아줍니다.

3황기는 씻은 후 연한 갈색이 되도록 볶은 다음 물을 붓고 30분 정도 끓입니다.

4대파, 표고버섯, 생강, 도라지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줍니다.
(※ 도라지는 쓴맛이 강하면 소금에 문질러 씻어 사용합니다.)

5황기물 1L를 냄비에 붓고 끓으면 닭을 넣어 중불로 20분 정도 끓입니다.

6닭의 발목 살이 분리되면 거의 익었기 때문에 손질해 둔 도라지, 대파, 생강과 간장을 넣고 10분 정도 끓여줍니다.

7마지막에 식초와 산초를 넣으면 완성됩니다.
(※ 고기 요리에 식초를 소량 사용하면 육질이 부드럽고 싱겁지 않아 염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박순애 대구한의대학교 약선조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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