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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의료진 교육 꾸준히 진행··· 한의 침술에 관심 커의료 분야별 전문성 인정, 협력하는 분위기 인상적

한국국제협력단(KOICA) 글로벌협력의료진
몽골 한몽친선한방병원 문성호 한의사

한의학은 이제 한국만의 전통의학이 아니다. 자국의 전통의학을 국가 보건의료 체계 속에서 발전시키고자 하는 해외 여러 국가들에게 한의약은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전통의학 발전에 대한 수요가 있는 국가에 한의사를 파견해 협력의 길을 넓히고 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활동 중인 문성호 한의사 역시 그 길 위에 서 있다. 그는 KOICA 1기 글로벌협력의료진으로 파견되어, 지난 10년간 몽골 한몽친선한방병원에서 한의 진료와 교육으로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글로벌협력의료진으로 몽골에 파견되어 수도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한몽친선한방병원에서 10년째 활동하고 있는 문성호라고 합니다.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91학번입니다.

한몽친선한방병원 문성호 한의사
국내가 아닌 몽골에서의 한의 진료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한방병원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2002년부터 3년 간 우즈베키스탄에서 국제협력의사로 근무했습니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는데, KOICA와 대한한의사협회의 지원으로 저소득층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매우 보람되고 여운이 크게 남아서, 언젠가는 다시 우즈베키스탄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파견 기간이 끝나고 10년간 서울에서 개업의로 활동하던 중 KOICA에서 글로벌협력의료진 제도를 신설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몽골에 배정되어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희망했던 우즈베키스탄은 아니지만, 이곳에서의 의료 활동도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동 중인 차 안에서 바라본 몽골의 모습
몽골에 전통의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의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

몽골은 1924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산화되면서 몽골 정부는 불교와 함께 수천 년간 이어져 오던 전통의학을 탄압했습니다. 체계적으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겨우 명맥만 유지되었죠.

1990년 자유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전통의학의 중요성이 재조명되었고 전통의학대학 설립과 전통의사 면허 제도가 도입되면서 다시 활기를 찾게 되었습니다. 현재 몽골에는 전통의학 의료진의 역량 강화와 환자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몽골 전통의학은 인체의 균형과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한의학과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기본 개념 그리고 진단법과 치료법은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치료법을 예로 들면 침, 뜸, 한약 등을 중시하는 한의학과 달리 몽골 전통의학은 마사지, 사혈, 정골요법, 흙 치료, 광천수 치료 등을 주로 사용합니다.

환자들 중에는 침 치료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많을 정도로, 아직은 몽골에 침 치료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전통의사들이 침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의 침술을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한의약이 몽골 전통의학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의 진료 연수 모습
근무하고 계시는 몽골 한몽친선한방병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한몽친선한방병원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항울 지역에 있습니다. 1999년 김대중 대통령의 몽골 국빈 방문 시 양국 간 전통의학 교류를 위한 기술협력약정이 체결되었습니다. 이후 몽골 보건부에서 부지를, KOICA에서 건축비를 제공해 2001년 10월에 설립되었습니다.

한몽친선한방병원은 몽골 국민을 위한 진료 활동과 현지 의료진들을 위한 한의학 교육 사업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를 포함한 3명의 의료진과 간호사, 행정 직원 등 총 14명이 근무 중입니다. 병원은 진료실, 치료실, 마사지실, 약제실, 탕전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에 약 40-50명의 환자가 내원합니다. 침, 뜸, 부항, 한약, 한방물리치료, 약침 등 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기기와 한약재 그리고 대부분의 탕전 용품은 한국에서 들여오고 있습니다.

한의 치료 기기 사용법을 설명중인 문성호 한의사
몽골 환자들은 한의약으로 어떤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나요?

처음 진료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어떤 질환에 전통의학이 효과적인지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몽골 환자들은 자연 치유를 선호합니다. 내원 환자들은 육체 노동이 많은 분들이라 허리, 어깨, 무릎 등 근골격계 질환이 가장 많고, 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호흡기 질환도 많습니다. 또한, 육류 위주의 식생활과 운동 부족, 과음 등으로 인한 심혈관계, 소화기계, 간 질환 환자 비율도 높은 편이며, 비만율이 55%에 달해 대사증후군 환자도 많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몽골인이 몽골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합니다. 이들 중 한의약 치료를 경험한 이들이 많기 때문에 한의약 치료에 대해 익숙해져 있으며 호의적입니다. 환자들이 한몽친선한방병원을 전통의학 분야에서 가장 선호하는 병원이라 얘기합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병원 설립 후 25년간 성실하게 활동하신 수많은 한의사 분들의 진정 어린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몽골 환자를 진료 중인 문성호 한의사
몽골에서 진료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 있으신가요?

첫 번째는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들의 모습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큰 쇼핑백에 과거 병원에서 받았던 진료 기록과 병리 결과, 영상 자료를 가득 담아와 모두 검토해 달라곤 합니다. 한국처럼 5분 진료가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죠. 환자들은 자신의 질병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 방향을 제시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자연스럽게 환자의 만족도와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점은 서양의학 전문의들이 환자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고, 또 직접 환자를 의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몽골 의료계 전반에 걸쳐 서로의 전문성과 역할을 인정하고, 갈등보다는 협력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진료 대기중인 몽골 환자들
언어나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으신 적은 없으신가요?

몽골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같다고는 하지만, 단어나 발음이 매우 생소한 이질적인 언어입니다. 파견 초기에는 환자들과 소통에 어려움이 많아 러시아어와 영어를 섞어 대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지금은 통역 없이도 환자들과 몽골어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화적으로는 몽골인들의 정서가 한국과 비슷해 큰 어려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의료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처음 몽골에 올 때 10년간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어느덧 10년 차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협력의사로서의 활동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5년은 더 활동할 계획입니다. 이후의 진로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활동 중인 선배 한의사로서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에게 조언한다면?

미국,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의외로 많은 지역에 한의사들이 진출해 있습니다. 만약 해외에서 활동하고 싶은 지역이 정해졌다면, 이미 그곳에서 활동 중인 한의사분들께 현실적인 조언을 구해보시길 권합니다. 대부분의 한의사들이 기꺼이 경험과 정보를 나누어 줄 것입니다.

저도 가끔 한의대생이나 갓 졸업한 한의사로부터 해외 활동에 관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요, 저는 전문의 자격이나 석박사 학위 취득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임상의로 활동할 때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의외로 해외에서 더 인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국제 보건전문가로서 활동하기 위해 보건학이나 예방의학 학위나 ODA자격증 등을 미리 취득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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