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항산화·항균, 곰솔의 심신 정화 효과

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은 승학산 일대 약 29헥타르(약 8만 7천 평)의 부지에 자리한 전국 최초 도심 속 산림복지시설이다. 2024년에 개원한 이곳은 산림치유센터(138평 규모 2층 건물)를 중심으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은 다채로운 자연의 모습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산림치유센터에서 승학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가득 메운 삼나무 숲은 싱그러운 초록 빛을 자랑하며 청정한 자연의 상쾌한 공기를 선사한다. 삼나무 숲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에 숨겨진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곰솔이다.

곰솔은 소나무과의 상록침엽수로, 바닷가를 따라 자란다고 하여 ‘해송(海松)’으로도 불린다. 곰솔이라는 이름은 ‘곰’이라는 말이 ‘검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동물 ‘곰’과 같이 억세고 우직한 수형(樹形)을 가졌다는 의미에서 따오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일반 소나무와 달리 껍질이 흑갈색이고 가지 끝에 형성되는 겨울눈이 하얀색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잎도 일반 소나무에 비해 더 짙은 녹색을 띤다. 내륙에 위치한 산임에도 승학산에서 곰솔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닷가에서 가까운 지리적 특성 덕분이다.

곰솔은 항산화와 항염증 작용이 특히 뛰어난 나무이다. 곰솔의 껍질, 화분, 송진, 잎 등은 예전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이용했다. 특히 뿌리 부분은 약재명으로 송절(松節)이라고 하는데, 송진이 농축된 부분으로 한의학에서 활혈, 거풍, 통비(痛痹) 등의 목적으로 쓰였다. 곰솔이 방출하는 성분 중 하나인 데하이드로아비에틱산(dehydroabietic acid)은 보존제나 항균제로 사용되는 성분으로 세균이나 효모, 곰팡이 성장을 억제하고 식품 등의 부패를 방지하는 효과를 가졌다. 거친 바닷바람을 견디고 자라난 곰솔이 가진 강력한 생명력은 항염증 및 항산화에 탁월한 효능으로 이어진다.

항산화, 항염증 효과 이외에도 곰솔의 껍질은 감기나 기침에 좋으며, 송진은 비타민C와 칼슘이 풍부해 있어 면역력 강화와 뼈·치아 건강에 도움을 준다. 잎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테르핀은 신경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능이 있다. 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을 걸으면 도시 생활로 쌓인 스트레스와 몸과 마음의 염증이 곰솔의 향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사라지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계곡에 발 담그고, 온열치료로 활력 증진

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은 평탄하고 걷기 좋은 3개의 치유숲길 코스를 비롯해 치유센터, 무장애길, 물치유장, 유아 숲 체험장, 맨발 황톳길 등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숲 곳곳에 있는 데크는 지친 몸을 쉬거나 피크닉을 즐기기에 좋다. 물치유장이라고 불리는 계곡은 물장구를 치기 딱 좋을 정도의 얕은 수심으로, 여름에는 몸을 담가도 시리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시원했다. 식수원과 무관한 계곡이라서 방문객 누구나 자유롭게 물장구치고 놀거나 발을 담그며 쉬어갈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계곡 옆에는 풍욕장도 있어, 물놀이를 즐기지 않아도 피톤치드와 테르핀이 가득한 공기 속에서 일상의 피로를 씻어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치유의 숲 초입에 있는 산림치유센터다. 프로그램실, 건강측정실, 차담실 등이 마련된 이곳에서 이용객들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숲속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 볼 수 있는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자연의 소리, 향기, 경관, 촉감, 맛을 체험하며 신체 활력을 증진하는 ‘숲속 오감걷기’, 소도구 운동을 통해 경직된 신체를 이완하는 ‘듣다’와 ‘이완 스트레칭’, 차와 함께 대화하며 마음의 온기를 나누는 ‘나누다’, 고요한 치유의 숲에서 나의 마음을 바라보는 ‘보다’, 온열 장비로 몸의 순환을 열어 건강을 도모하는 ‘열다’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숲속 식물을 활용해 나만의 손수건을 만드는 ‘물들다’와 같은 공예 프로그램도 있다. 프로그램은 대부분 1~2 시간 정도 소요돼, 편안한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즐기다 보면 하루가 금세 흘러간다.

일상에 스며드는 산림치유 프로그램

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개인은 숲e랑의 예약 시스템을, 20인 이상의 단체는 숲e랑 예약 시스템과 전화를 통한 예약이 가능하다.

이곳은 숙박시설을 운영하지 않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 자연 속에서 치유와 휴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신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이 힐링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부산의 지역 커피 브랜드인 ‘빈스톡’과 함께 산림치유와 커피를 결합한 ‘핸드드립 원데이클래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였는데, 참가자들은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며 일상 속에서 산림치유를 마음 깊이 느끼는 체험을 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매달 둘째 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산림치유센터’ 앞에서 심리·스트레스 검사와 함께 전문가 상담도 받아 볼 수 있는 ‘찾아가는 마음 안심 버스’가 운영된다.

함께 둘러볼 만한 주변 관광지

국립부산승학산치유의숲 인근에는 낙동강 하구 둔치 중 가장 넓은 공원인 삼락생태공원이 자리해 있다. 철새도래지로 천연물 제179호에 지정된 습지뿐만 아니라 철새 먹이터, 잔디광장, 야생화단지, 자전거도로, 생태 산책코스 등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산에서 벗어나 바다 쪽으로 이동하면 이탈리아 베네치아 무라노섬을 닮아 ‘부네치아’라고 불리는 장림포구에서 인생샷도 찍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