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고민을 덜어주는 제품에는 ‘고삼’이 있다?

최근 다이소는 여러 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손잡고 저렴하지만 품질 높은 뷰티 아이템을 잇달아 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중 KT&G 계열사 코스모코스가 다이소를 통해 내놓은 ‘RGⅢ 레드 진생 스칼프 시리즈’는 홍삼을 주요 소재로 사용, 민감한 두피와 다양한 탈모 고민을 가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품절 대란템’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성분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제품명에서부터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홍삼 이외에도 여러 가지 한약재 추출물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

고삼(苦蔘)은 너삼, 쓴너삼이라고도 불린다. 이름에 ‘삼(蔘)’이 들어가지만 인삼과는 종이 다르다. 고삼이 어릴 때의 뿌리 모양이 인삼과 닮았고, 치료 효능이 인삼과 비슷한 면이 있어 ‘쓴맛이 나는 삼’이라는 의미로 고삼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도둑놈의 지팡이’라는 별명도 있다. 뿌리가 곧지 않고 휘어진 모양이라 생긴 이름이다. 한의학에서는 고삼의 뿌리를 말려 약으로 쓴다.

‘고(苦)’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맛이 아주 쓰다. 강한 쓴맛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 벌칙으로 ‘고삼차’가 종종 등장하기도 했다. 〈동의보감〉에서도 ‘맛이 매우 써서 구토를 유발할 정도’라고 기록돼 있다. 성질은 차가우며 심장, 신장, 위장, 간, 소장, 대장 등 소화기 계통에 작용해 오장을 편안하게 한다.

고삼은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면서 간기능을 활성화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쓴맛이 위를 튼튼하게 한다고 하여 이를 ‘고미건위(苦味健胃)’라 불렀다. 〈본초강목〉에서는 “고삼을 사람이 즐겨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이 진정되며 정(精)을 북돋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찬 성질 때문에 냉한 체질이거나 위가 약한 사람은 복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장기적으로 복용하더라도 몸을 상하게 하지 않는 안전하고 유용한 약재이다.

몸에 발라도 이로운 고삼, 두피 건강도 지켜준다

고삼은 복용약으로도 유용하지만 피부에 바르는 외용제로 적용해도 이롭다. 특히 전탕으로 달여 씻는 용도로 사용하면 효과가 좋다. 중국 당나라 시대 의학서적인 〈외대비요〉에는 소아의 피부에 열감이 심할 때 ‘고삼탕(苦蔘湯)으로 목욕시키면 효과가 좋다’고 했다. 아토피피부염이나 습진에도 사용된다. 현대에는 고삼 추출물을 사용한 스프레이와 연고로 피부 가려움증이나 염증 완화에 쓴다. 고삼은 살충제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본초강목〉에 ‘술에 담가 마시면 옴을 치료하고 벌레를 죽인다’고 할 만큼 살충, 살균 효과가 강하다.

소염작용과 항균,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고삼은 두피의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두피 건강은 탈모로 이어질 수 있어 최근 그 중요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두피의 염증과 피지의 과다 분비는 탈모로 이어질 수 있는데, 고삼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RGⅢ 레O 진생 스칼프 시리즈에 고삼 추출물이 포함된 것도 이러한 효능 때문이다. 강력한 항염작용으로 염증을 줄이고 피지 분비를 조절하는 등 두피 환경 개선으로 효과적인 탈모 예방이 가능하다. 더불어, 고삼에 포함된 사포닌 등의 성분은 두피를 자극하여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모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모근에 전달해 모발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고삼, 적절한 섭취로 건강 지키기

연구에 따르면 고삼에는 항암, 항염, 항산화 등의 효과가 있는 여러 유효한 성분이 들어있다. 항산화와 항염 효과를 인정받은 플라보노이드류, 항염·항암 효과가 있는 쿠마린, 항균 효과가 있는 알칼로이드류, 간 보호와 항염 효과가 있는 트리테르페노이드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감염병 예방과 체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고삼을 일상적으로 복용하면 염증 완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고삼은 차로 만들어 마시면 복용하기 쉽다. 물 1L에 깨끗이 씻은 고삼 10g을 넣고 물이 2/3정도 줄어들 때까지 끓인 뒤, 하루 2~3잔 정도를 마시면 적당하다.

다만 주의도 필요하다. 고삼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마트린(matrine)은 과량 복용 시 신경을 마비시킬 수 있으며, 자궁 수축을 유도하기 때문에 임산부는 섭취를 피해야 한다. 또한 비위가 약한 사람은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혈압 강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복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