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21년 8월 감염병관리과 간호직으로 입사하여 2025년 초 인천광역시 연수구보건소 건강증진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이경 주무관입니다. 연수구보건소에서 운영하는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에 간호 인력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 보건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은 2024년 기준으로 한의사, 간호사, 치매인지매니저, 운동처방사, 영양사, 건강프로그램 강사 등으로 이루어진 ‘건강주치팀’이 어르신께서 생활하고 계신 시설이나 가정에 직접 방문하여 한방진료 및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통합 건강관리 사업입니다. 현재는 ‘한의약 힐링여행! 건강케어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어르신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까지 대상을 확대하여 검진·상담, 고위험군 발굴, 치료 및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증가한 노년 부양비, 의료비 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한 인천광역시 연수구 건강지표 조사 결과 심뇌혈관질환과 같은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대부분으로, 만성·노인성 질환 관리를 위한 대책도 필요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수구 한의사회의 제안으로 경로당 방문 한방진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연수구보건소의 관할 지소인 송도건강생활센터에서 간헐적으로 운영하던 기존의 한방진료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를 경로당에 직접 찾아가는 방문 한방진료 형태로 발전시켰죠. 현재는 한방진료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 치매·우울 검진, 운동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재 연수구보건소의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은 연수구보건소와 연수구한의사회가 2023년 업무협약을 맺은 이래 두 기관의 적극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수구한의사회는 한의진료와 건강 상담을 맡고, 연수구보건소는 만성질환 관리 및 관련 상담, 고위험군 발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함께 현장 진료를 나가 대상자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필요한 영역에 맞춰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사업 추진 방향을 정기적으로 논의하며 협력 체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도움이 필요한 분을 만나게 되면 연수구 복지담당부서에 연계해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연수구보건소의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의 특장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직접 병원이나 보건소에 방문하지 않고도 검진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원스톱(건강검사-고위험군 발굴-적정 치료) 맞춤형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라는 것입니다. 어르신들은 거동이 어려워 불편한 곳이 있어도 병원 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 주민 건강관리를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였습니다.

두 번째로는 연수구보건소 내부와 외부의 자원을 적극 연계하여 ‘칸막이 없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수구보건소 내에서도 총 12개 부서가 함께 참여하고 있고, 연수구한의사회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어르신들께 치료와 더불어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의 참여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24년을 기준으로 연수구에 총 33명의 어르신 건강주치의가 지정되었으며, 29개 한의원에서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설 방문은 303회, 가정방문은 132회 진행되었으며, 시설 방문으로 3,743명, 가정방문으로 201명이 한의진료의 수혜를 받으셨습니다. 건강 프로그램도 133회 진행하여 총 1,566명이 참여하셨습니다. 이 가운데 1,463명의 건강 고위험 대상자를 발굴하고 관련 부서와 연계해 사후 관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의약 건강돌봄사업 참여 주민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도 진행했는데, 만족도가 97.7%로 나타났어요. 사업 참여 편리성, 건강관리에 대한 도움, 지식향상 여부에 대한 개별 항목도 96% 이상 만족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사업수혜 대상 중 98.3%가 연수구보건소의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해주셔서, 사업의 성과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매순간마다 보람을 느끼지만,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으로 경로당에 처음 방문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사업 담당자로서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만 집중했는데, 막상 경로당에 방문하여 어르신들의 얼굴을 마주하니 환한 얼굴로 맞아주시지 않겠어요? 제가 누군가에게는 반갑고 기다려지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오히려 제가 힘을 얻고 치유를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온기를 나눈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단순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넘어 ‘이분들의 삶에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경로당에 방문하는 날을 기다리게 될 때도 있어요.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은 단순히 병증의 치료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대상자의 회복을 돕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총제적인 부분에서 대상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접근하기 때문에 충분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대상자가 꾸준히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2025년에는 지역 어르신들께서 더 꾸준히 한의진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경로당 방문 한의진료를 연 3~4회에서 연 4~5회로 늘려 보다 집중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업의 확장도 꾸준히 시도할 예정입니다. 관할 지소인 송도건강관리지원센터에서 주 1회 한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는 경로당 밖의 어르신들께도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의 수혜를 받으실 수 있도록 사업 대상과 장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천광역시 연수구보건소의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은 이제 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도 좋게 평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어르신들께 혜택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항상 고민했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사업의 정착과 확장을 위해 다른 지자체 분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네트워크가 생겨서, 사업 진행 중 겪는 어려운 점을 함께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