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피트니스 한의원 대표원장 박호연입니다. 동국대학교 한의대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에서 임상한의학 재활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피트니스 한의원은 2012년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개원하여 한의약, 운동치료, 오스테오파시(인체의 외부 근골격계의 구조를 바르게 해주어 인체의 내부 장기들의 고유 기능이 정상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의학 방식)를 통합한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왔습니다. 10여 년간 움직임 진단과 신경발달학적 관점의 운동 재활, 오스테오파시 및 추나요법을 통해 통증과 체형 교정, 성장, 다이어트 등 다양한 환자를 보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결과 2023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료기관 해외진출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캐나다 밴쿠버에 분원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Fitness OMC’라는 병원명은 단순히 운동과 치료의 결합이 아닌, ‘움직임을 통해 건강을 회복 한다’는 진료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캐나다 BC(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버나비에 1호점을 개설했습니다. 2024년에는 랭리 지역에 2호점을 추가로 개설하였습니다. 2호점에는 원외탕전 시설도 함께 설치하여 탕전과 제환까지 직접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캐나다 내 다른 클리닉과 협력하여 원외탕전 사업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진료뿐 아니라 한약의 제형화, 유통까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중입니다.

피트니스 한의원 대표원장 박호연

한국 정부가 2015년부터 의료기관 해외진출 신고제를 도입한 이후, 많은 한의사들이 미국이나 동남아, 중국 등으로 진출을 시도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의 비자 제도 변화, 기존 진출 한의원의 어려움 등으로 선진국 진출이 더욱 까다로워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선진국 시장에서의 한의약 확산이 의료 한류의 질적 성장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시장 조사를 하던 중, 캐나다는 미국보다 침구사·중의사·한약사 등 면허 체계가 더 세분화되어 있고, 민간 보험뿐 아니라 자동차 보험에서도 한방치료 보장성이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한 과거에 제가 캐나다와 스페인에서 오스테오파시 과정을 수료한 경력이 있어, 캐나다에서 정식 면허로 보험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도 진출을 결심하게 된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1호점 원장실

어려움은 정말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비자 발급, 언어 장벽, 새로운 의료 시스템에 대한 적응, 그리고 현지 침구사 중의사 등과의 경쟁 구조 속에서의 입지 확보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장벽은 바로 한의약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오해였습니다. 현지에서는 한의약을 단순히 ‘침이나 허브’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의학적 전문성과 안전성, 진단 기반 치료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럼에도 실제 환자들이 만성 통증, 체형 불균형, 성장 문제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며 입소문이 났고, 이 경험들이 큰 보람이 되었습니다.

기능 중심의 진단과 치료를 핵심으로 합니다. 먼저 움직임 진단 도구를 통해 기능 제한 부위를 찾고, 이후 오스테오파시와 추나 치료로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은 후, 신경발달학적 관점의 움직임 재교육과 운동처방을 통해 근본적인 회복을 유도합니다.

또한 초음파 진단, 체성분 분석, 혈액·소변검사, 맥진검사기 등 다양한 진단기기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 점이 오히려 한국 한의약의 객관성과 과학성을 어필할 수 있어 현지에서 큰 강점 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 캐나다 버나비에 1호점을 개설한 다음 해인 2024년 랭리 지역에 2호점을 개설할 정도로 한의약 헬스케어가 캐나다 현지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한의약'을 캐나다 의료에 접목하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한의약을 하나의 기반으로, 그 이상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요소들을 결합하는 통합의학의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유효하게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스테오파시 정식 학위를 취득하여 해당 면허로도 진료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구 생활체육지도자1급, 건강운동관리사 자격을 한의사 최초로 취득했습니다. 또한 필라테스, 크로스핏, KAATSU(가압 트레이닝) 등 다양한 운동지도자 자격증도 함께 갖추고 있어, 이러한 전문성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진료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피트니스 한의원 1호점 전경

피트니스 한의원 2호점 전경

한국과 캐나다의 진료 환경 차이가 특히 인상적입니다.한국은 뛰어난 의료 접근성과 제도적 장점이 있지만, 직역 간 갈등이 심하고 일부 양방 의료인의 한의학 폄하나 비하 표현이 공공연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아쉬움을 느낀 적이 많습니다. 의료 영역 내에서의 상호 존중보다는, 각자의 정체성을 방어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반면 캐나다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차별이나 혐오 표현에 매우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의료 직역 간에도 상호 존중 문화가 비교적 잘 정착되어 있습니다.특히 제가 전문으로 하는 오스테오파시와 추나치료, 그리고 CST(두개천골요법), VM(내장기 도수치료) 등은 한국에서는 테이블 추나와 구분되지 않거나 환자들에게 그 가치를 인지받기 어렵고 정상적인 수가 책정도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이러한 치료들이 정식 보험청구 대상이며, 환자들도 그 효과와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환경입니다. 게다가 MD나 다른 전문 의료직역에서도 한의학 또는 중의학에 대한 차별이나 낮게 보는 시선이 거의 없고, 오히려 팀 기반 통합진료 안에서의 역할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1호점 운동치료실

무엇보다 경쟁이 상대적으로 적고, 의료영역 간의 극단적인 갈등이 적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오스테오파시와 운동치료를 결합해 진료하는 전문가로는 제가 선도적인 입장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운동치료 자체가 제도화되지 못한 문제가 있어요. 더구나 한국에서는 끊임없는 홍보와 마케팅 경쟁 속에서 임상 경험이 적은 의사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진료의 퀄리티와 전문성만으로 환자들이 알아봐주고 찾아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의료 본연의 가치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내는 의료법상 1인 1개소 제도, 상업적 마케팅에 대한 규제, 보장성 높은 건강보험 제도 등으로 인해 의료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장치들이 잘 정비되어 있는 반면, 해외는 그런 규제가 없습니다. 그만큼 실력과 차별화된 콘텐츠, 신뢰를 줄 수 있는 구조적 진료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2호점 한국식 조제대

2호점 한국식 원외탕전

우선 세금 구조가 복잡하고, 이중과세 이슈가 생길 수 있어 사전에 회계와 법률 자문이 필요합니다. 또한 한국에 기존 병원을 남겨놓은 채 이주할 경우, 한국에 남겨놓은 병원이 원장 없이 운영되는 데 따른 위험이 큽니다.

해외 진출의 성공 사례를 본 뒤 따라 들어오는 후발 진입자들은 현지의 상황을 잘 모른 채 ‘좋아 보이니까 나도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중장기 계획 없이 진출하는 경우 오히려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꼭 전달 드리고 싶습니다.

단기적으로는 2025년 캐나다 밴쿠버 다운타운에 3호점을 개설하고 안정화하는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LA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 이벤트를 계기로 미국 시장과 교류를 확대하며, 기존의 개별 한의사 진출이 아니라 한국 한의사들이 함께 진출할 수 있는 브랜드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즉, 한의약의 의료 품질과 철학을 북미에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시스템과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통해 북미 내에서 한의약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 한의사의 해외 진출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를 확립해 보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USMLE(미국 의사면허시험)도 준비하며, 한의사로서의 영역을 넘어서는 융합형 의료인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습니다.

피트니스 한의원에서 근무하는 원장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