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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먹고 간 수치 올랐다더라.”
한약이 간에 해롭다는 인식은 여전히 일부 대중에게 남아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연구들이 축적되면서, 한약 복용과 간 독성 간의 인과관계에 대한 과학적 검토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025년 초 발표된 대규모 역학 연구는 기존의 오해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였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원성호 교수팀과 단국대학교 생명융합학과 이상헌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약 67만 명의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약과 간 손상 발생률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이들은 약물유발 간손상(DILI, Drug-Induced Liver Injury)의 발생률이 한의의료기관 이용자군에서 유의하게 높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의의료기관을 이용하거나 한약을 복용한 이후 90일 이내에 발생하는 간 손상의 위험도는 1.01로, 일반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약이 간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함을 의미한다. 반면 양방 병원 방문자는 같은 기간 간손상 위험도가 1.55로 높았으며, 양약 복용자의 경우 2.44에 달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승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한약이 간에 해롭다는 기존 인식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특정 조건에서 양약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미국 간학회지(Hepatology)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약물유발 간 손상 사례 중 항생제, 항진균제 등 양약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5.5%에 달하며, 한약은 4.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국 국가의약감독국의 2012~2016년 ADR(약물이상반응) 보고서에서도 양약의 간독성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 바 있다.

한약으로 인한 간 손상의 발생 빈도는 실제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병원에 입원한 환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한약 복용과 연관된 간 손상 발생률은 0.6%에 그쳤다. 이는 해외의 메타분석 결과인 0.7% 수준과도 유사하다.
그러나 일부 특정 한약 성분이 간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치자(梔子)의 주요 성분인 geniposide는 고용량 장기 투여 시 간이나 신장에 해를 줄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일부 씨앗류 한약재는 체내에서 cytochrome P450 효소를 통해 독성 중간대사산물로 전환되어 간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고용량을 장기간 복용하거나, 기저 간질환이 있거나, 양약과 병용하여 복용하거나, 또는 자가 조제된 불분명한 민간약을 사용할 경우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한약은 반드시 전문가인 한의사의 치료와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안전하다. 또한 간 질환 병력이 있거나, 고령자, 임산부, 복합약물 복용자의 경우 사전 상담과 간 기능 모니터링이 권장된다. 복용 중 간 기능 이상 증상이 의심될 경우에는 즉시 중단하고, 간 수치(AST, ALT, ALP 등)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한약이 간에 유해하다는 일반적 인식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실제로 전문가의 진단과 복용 지침에 따라 이용한다면, 한약은 간에 특별한 해를 끼치지 않으며, 오히려 체질 개선 및 면역력 향상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될 수 있는 치료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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