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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다연한의원. 이곳은 한약을 짓고 침을 놓는 공간이자, 여러 이야기가 펼쳐지는 작은 사랑방이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 주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김형찬 원장은 이 자리를 10년 넘게 지켜오며 수많은 환자를 만났다. 그 중에서도 그는 ‘300번 넘게 마주한 한 분’을 떠올린다. 2017년 처음 진료실을 찾은 유방암 환자 박정희(가명) 씨였다. 수술을 마치고 항암 치료를 권유받았지만, 박 씨는 한의학적 치료를 선택했다.
“당시 저는 항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권했지만, 그분은 자신의 철학이 확고했어요. 식이요법과 운동, 그리고 한의학적 접근으로 스스로 병을 이겨내겠다는 분이었죠.”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가 조심스러웠다. 무언가를 기대하고 온 환자, 그러나 그 기대에 무조건 맞춰주지 않는 의사. 그 신중한 거리감이 오히려 오랜 신뢰로 이어졌다. 김 원장은 “처음부터 기대가 큰 분일수록 오히려 인연이 짧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진짜로 오래 가는 인연은 처음엔 조심스럽게 시작되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박 씨는 단순한 치료 대상이 아니라, 김 원장에게 삶의 태도 자체에 영향을 준 사람이기도 하다. 스피노자 철학을 공부하고, 그 배움을 삶 속에 실천하려 애쓰던 환자였다.
“저도 그분을 통해 배웠습니다. 환자에게 무언가를 말할 때, 내가 말하는 것과 내 삶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건 공허한 외침이겠구나 반성했죠.”

치료와 관계, 그 사이에 놓인 신뢰
김형찬 원장이 말하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치료 그 자체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병은 치료의 매개일 뿐,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죠. 관계가 좋아도 환자가 나아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고, 치료만 잘 돼도 인간적 관계가 없다면 오래가기 힘들죠.”
박정희 씨와의 관계는 진료실을 넘어선다. 스피노자 책을 주고받고, 대안교육과 장애 인권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세상을 보는 시선까지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그분은 대안학교를 직접 만든 분이에요. 행동하는 분이죠. 저는 생각만 많은 사람인데, 그분을 보면서 늘 배웁니다.”
때로는 야간진료 시간에 불쑥 만두를 들고 찾아오기도 한다. “배고프시죠?”라며 건네는 그 한마디가 진료실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그렇게 박 씨는 가족과 지인까지 다연한의원으로 데려왔다. 치료가 신뢰로, 신뢰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진 것이다.
동네 사랑방처럼, 함께 숨 쉬는 한의원
김형찬 원장은 개원 초기부터 대기실에 책을 두고 약차를 준비했다. 환자들이 스스로 건강과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싶었다. 지금도 그는 때로 책을 ‘처방’처럼 건넨다.
“환자의 병은 빙산의 일각이고, 그 밑에는 삶이 있어요. 그 삶을 조금이라도 함께 들여다보는 진료를 하고 싶습니다.”
그가 말하는 한의학은 단순히 질환 중심의 접근이 아니라, 사람의 생각과 습관, 환경 전체를 보는 통합적 접근이다.
그는 한의학이 ‘선택의 의학’이라는 현실을 인정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엔 병원을 찾습니다. 한의원은 다음 선택지 중 하나죠. 그렇다면 우리가 더 깊숙이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단순히 증상을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으로 말이죠.”

생활 한의학, 일상의 의학을 꿈꾸며
생활 한의학, 일상의 의학을 꿈꾸며 김 원장은 생활과 밀접한 콘텐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음식 콘텐츠 채널 ‘집밥본능’을 운영하며, 기능성 식품보다 집밥이 더 좋은 식이요법이 될 수 있다는 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이 진짜 한의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직접 책도 쓴다. “제가 다 설명할 수 없으니, 책이 환자에게 대신 말해주는 거죠.” 병의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것. 그것이 김 원장이 지향하는 한의학이다.
젊은 한의사와 예비 한의대생들에게도 그는 당부한다.
“질병만 보지 마세요. 그 병을 가진 사람을 보세요. 세포 하나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세포가 살아 있는 환경, 사람의 삶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환자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 묻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좋은 환자를 만나면, 좋은 책 한 권을 만나는 것 같아요. 제가 도와주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제가 배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런 관계를 통해 병의 치유는 물론이고 환자와 의사의 삶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바로 한의학의 장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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